수상 · 선정도서

생활인 이규보

생활인 이규보

지은이: 김용선

분야: 역사·철학·종교

발행일: 2013-11-22

ISBN: 978-89-337-0667-1 93910

페이지수: 256쪽

판형: 152×224mm

가격: 18,000원

수상: 2014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미시사적 관점으로 복원한 이규보 이야기

 이 책은 고려사람 이규보李奎報가 어떻게 살아갔는가를 탐구한 이야기이다. 이규보가 살았던 12~13세기는 최충헌, 최우 부자로 이어지는 무인정권 시대였다. 당시 격변하던 사회 안에서 그가 살았던 다양한 삶은 비단 이규보(1168~1241)가 아니더라도 당시 고려시대 인물이라면 누구나 겪었음 직한 일이기도 할 것이다.
이규보에 대한 주요한 기록으로는 그가 남긴 문집인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을 꼽을 수 있다. 이 책은 총 53권의 방대한 문집으로 당시 집권자인 최우의 지원 아래 이규보 생전에 출간이 기획되었지만 정작 이규보는 책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이 문집에는 시 이외에도 편지, 어록語錄, 기記, 설說, 묘지명, 제문祭文 등 다양한 장르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이 작품들을 문학적 탐구대상이 아닌 이규보 삶의 궤적을 보여 주는 하나의 텍스트, 즉 사료로서 이해하고 분석한다. 하나의 작품이 쓰인 배경이나 상황을 미시사적인 관점을 통해 들여다보고, 더 나아가 겉으로 드러나는 이야기뿐 아니라 이규보라는 인물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읽어내는 것이다. 이규보가 남긴 수많은 작품들이 단서가 되어 저자의 서술을 탄탄히 받쳐 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에 고려시대를 살았던 한 인간의 삶의 모습과 그가 살던 사회와 세계가 훌륭하게 재구성되어 역사서이면서도 소설처럼 속도감 있게 읽힌다.

정치적으로 불우하고 경제적으로 무능했던 고려사람

이규보는 꽤나 극적인 삶을 산 인물이다. 1168년에 태어나 1241년에 죽기까지 74년이란(당대 고려사람에 비해서는) 긴 생애를 보낸 이규보. 그가 살았던 12~13세기는 별다른 배경이 없는(?) 문인들이 출셋길에 오르기 위한 유일한 희망이 과거 합격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신동으로 불리던 이규보 또한 아버지의 열성적인 기대와 후원에 힘입어 특별 과외까지 받아가며 과거에 응시했으나 여러 번 낙방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결국 ‘이인저’에서 ‘이규보’로 이름까지 바꿔 23세의 나이에 과거에 합격하기는 하지만 합격 후 10년이 지나서야 겨우 관직을 받게 된다. 온갖 어려움 끝에 얻은 그 관직이란 것도 중앙 부처가 아닌 먼 지방의 일개 말단 행정직에 불과했다. 그러나 주변 동료들과 불화를 겪다가 그마저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참소를 받아 파직되고 만다. 이후에도 관운이 따라주지 않아 갖은 고생을 겪다가 나이 40세가 되어서야 중앙의 하위 관직, 그것도 임시직을 얻게 되었다. 중견 관리라고 할 수 있는 6품직에 임명된 것은 40대 후반이 되어서였다. 이후는 나름 출세가도를 달렸다고 할 수 있지만 탄핵, 면직, 좌천, 유배 등 고비마다 관료로서의 쓴맛을 골고루 경험했다.
한 집안의 가장이기도 했던 이규보였던지라 가장의 이런 오랜 실직 상태는 이규보 가족의 궁핍으로 직결되었다. 가족의 부양을 위해 본인이 직접 토지를 경작하기도 했지만 의복을 전당 잡혀 좁쌀과 바꿔야 할 정도의 가난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렇지만 이규보는 특유의 낙천성과 넉살로 아내와 아이들을 위로하고 사랑하는 가장이었다.
정치적으로 불우하고 경제적으로 무능한 이규보였지만 술을 좋아하고 풍류를 즐기는 그에게는 많은 친구들이 있었다. 최고 권력자의 자제들부터 반체제적인 지식인, 과거시험 동기생, 승려 등 다양한 출신과 성향을 가진 인물들과 인맥을 형성한 이규보는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그들에게 정신적인 도움은 물론이고 정치적이거나 물질적인 도움도 크게 받았다.

800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생생한 이야기
저자는 이규보의 생애를 추적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이규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통해 12~13세기의 고려시대 사람이 어떻게 살아갔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따라서 이규보라는 한 인간이 살아가면서 경험해야 했던 다양한 일들을 구체적으로 추적해 가는 이 책의 서술형식은 일반적인 ‘평전評傳’과는 전혀 다르다. 저자는 가치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역사가의 시각으로 12~13세기의 고려 무인정권 사회라는 거대한 틀 안에서 한 사람의 삶이 어떻게 전개되었고, 그 삶은 당시 사회와 어떠한 상관관계를 가졌는가를 살피고 있다. 결국 이 책은 미시사적인 시각으로 접근한 고려시대의 사회사, 생활사에 대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제목이 ‘생활인 이규보’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독자들은 저자가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8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고려사람 이규보와의 만나는 감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글 왜 이규보인가?

제1장 수험생
1. 아버지 이윤수
2. 성명재 입학
3. 사학의 특별교육
5. 국자감시
6. 예부시

제2장 관리

1. 구직
2. 파면
3. 두 번째 구직
4. 좌천
5. 유배

제3장 가장
1. 집안
2. 살림
3. 가난

제4장 인맥
1. 7현
2. 좌주·동년·문생
3. 친구
4. 승려

제5장 음주와 풍류
1. 음주
2. 풍류

제6장 질병
1. 젊은 시절
2. 질환
3. 의료지식
4. 노병老病과 시병詩病

나머지 말
이규보 연보
끝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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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선金龍善

 

서강대학교 사학과 및 동 대학원(문학박사)을 졸업했다. 경남대학교․전북대학교 사학과를 거쳐 현재 한림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 및 편저로는 『고려음서제도연구』(일조각, 1991), 『고려묘지명집성』(한림대학교 출판부, 1993; 제5판, 2012), 『역주 고려묘지명집성』(한림대학교 출판부, 2001; 개정중판, 2012), 『고려 금석문 연구』(일조각, 2004), 『궁예의 나라 태봉: 그 역사와 문화』(일조각, 2009), 『일본에 있는 한국 금석문자료』(한림대학교 출판부, 2010), 『고려사 병지 역주』(공저, 일조각, 201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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