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선종의 개인주의적 경향은 중앙집권적인 지배체제에 반항하여 일어나는 지방 豪族들에게 그들이 독립할 수 있는 思想的 근거를 제공하였다고 한다. 이는 학계에서 선종이 호족의 종교라는 틀을 마련한 것이다. 그렇지만 신라 하대 선종과 관련한 기왕의 연구는 저자를 끝없는 의문으로 내몰았다. 선사상도 지방 호족들이 수용한 사상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는 점에서이다. 그리고 신라 하대 선종과 관련한 연구 방법론에서 나타난 문제점의 하나가 특정 산문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이 없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의문과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대 선승들과 그들이 개창한 산문에 대한 새로운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특정 산문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라는 것을 떠올렸다. 그리고 신라 하대에 조성된 선승들의 비문에 대한 철저한 검토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디딤돌이 될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에 저자는 특정한 산문을 연구하면 여러 측면에서 신라 하대 선종과 관련한 새로운 이해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먼저 鳳林山門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봉림산문의 개창자인 圓鑒玄昱에 대한 비문이 없어 깊은 연구를 진행하기가 힘들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른 산문에 대한 연구로 눈을 돌려야 했다. 그러던 차에 崔致遠이 찬한 [朗慧和尙碑]를 주목하게 되었다. 이 비는 선승들의 비문 가운데 내용이 가장 풍부할 뿐만 아니라 신라 하대 선종과 관련하여 빼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낭혜화상비를 가지고 작업을 계속하여 {朗慧無染과 聖住山門}이라는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1997년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보완한 것이다. 학위 논문을 제출한 이후 여러 학술지에 그것들을 나누어 발표하였다. 그리고 연구자들의 질정을 받아 새롭게 고친 부분이 적지 않다. 또한 제출하였던 논문 가운데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보완을 하였다. 그러나 계획했던 만큼 대폭적인 수정은 하지 못하였다.
2018년 현재 서강대 사학과 교수. 신라 하대 정치사 연구로 출발하였으나 사상사로 눈을 돌려 선종 연구에 몰두하였다. 최근에는 삼국의 정치 및 사회사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 저술로는 『新羅禪宗硏究』, 『羅末麗初 禪宗山門 開創 硏究』, 『羅末麗初 南宗禪 硏究』 등이 있으며, 석사 논문인 「新羅末 朴氏王의 登場과 그 政治的 性格」을 발표한 이래 다수의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