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도서

실크로드 기독교 -동방교회의 역사-

실크로드 기독교 -동방교회의 역사-

지은이: 크리스토프 바우머(Christoph Baumer)

옮긴이: 안경덕

분야: 역사·철학·종교

발행일: 2016-08-18

ISBN: 978-89-337-0717-3 03230

페이지수: 568쪽

판형: 4*6배판 변형

가격: 45,000원

유럽에서 기독교라고 하면, 대체로 서방교회의 주요 분파인 로마 가톨릭교회를 지칭한다. 때로는 그리스정교회를 포함하기도 하는데, 교회사가들 가운데는 그리스정교회를 편의상 동방교회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동방교회(Assyrian Church of the East)는 가톨릭교회, 그리스정교회와 뿌리를 같이하지만, 그리스정교회와는 엄연히 다른 종파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종파 중의 하나이다.
동방교회는 역사적으로 우리에게 ‘네스토리우스교(네스토리우스파교회)’ 또는 ‘경교景敎’로 알려져 있다. 이슬람이 탄생하기 전부터 중동에서, 또 실크로드를 통해 대초원지대와 인도, 중국까지 활발한 선교활동을 펼쳐 한때 동서로는 유프라테스 강에서 황해까지, 남북으로는 바이칼 호수에서 인도까지 이르는 너른 지역에 많은 교구들을 가지고 있었다. 이처럼 오랜 전통을 지니고 막강한 교세를 떨쳤던 기독교 분파가 오늘날 그 존재조차 희미해질 만큼 미약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이 동방교회 이야기를 담은 크리스토프 바우머Christoph Baumer의 『The Church of the East』의 한국어판으로 독일어판, 영어판, 아랍어판에 이어 네 번째 언어로 출간되는 것이다. 스위스의 탐험가이자 저술가인 바우머는 교회사와 문명사에서 동방교회가 가지는 중요성을 충실한 자료 조사와 꼼꼼한 현장 답사를 통해 재조명하였다.

동방교회의 기원
종교와 문화의 밀접성으로 볼 때, 정치제도와 문화적 전통이 달라지는 경우에는 비록 뿌리가 같은 종교라 할지라도 그 방향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기독교의 경우, 예수의 존재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분파작용이 일어났다.
예수가 신성과 인성을 동시에 가졌다는 양성론과, 예수는 신성 또는 인성 어느 하나만을 가졌다는 단성론이 교회를 갈라놓았고, 한 주장 안에서도 미세한 차이가 있을 경우 또 다른 분열을 낳았다. 단성론을 주장하는 분파들로는 시리아정교회(야곱파교회), 이집트 콥트교회, 에티오피아정교회, 아르메니아교회 등이 대표적이다. 양성론을 주장하는 분파는 크게 제국교회와 동방교회로 나눌 수 있는데, 제국교회는 나중에 로마제국이 동서로 갈라짐에 따라 로마 가톨릭교회와 그리스정교회로 갈라진다. 또 16세기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분파한 개혁교회(개신교)도 양성론을 따르고 있다. 같은 양성론을 주장하지만, 제국교회에서는 성모 마리아가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를 낳았으니 하나님의 어머니가 된다고 하여 사실상의 신격화가 이루어진 반면 동방교회에서는 마리아가 인간 예수를 낳았다고 하여 예수의 어머니라는 주장을 폄으로써, 마리아의 위상을 놓고 두 교회의 신학적 관점이 크게 엇갈렸다. 제국교회에서는 자신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주장을 펴는 교회들을 이단으로 간주하였고, 따라서 이들 사이에는 메꿀 수 없는 골이 생겼다. 결국 동방교회와 제국교회는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다. 서방교회에서는 지금도 동방교회를 자기네 기준에 맞추어 정죄한, 이단 네스토리우스에 빗대어 네스토리우스파교회라고 폄하해 부르고 있다.

동방교회의 발전
서방교회를 대표하는 로마 가톨릭교회는 4세기 말 로마제국의 국교가 된 이후 북유럽, 영국, 아일랜드뿐 아니라 11세기 이후에는 스칸디나비아까지 교세를 확장하였다. 또한 그리스정교회는 11세기에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분리된 후 비잔티움제국의 국교가 되어 동유럽, 소아시아 등 동지중해 연안과 러시아로 뻗어 나갔다.
동방교회는 로마제국의 동쪽으로 전파되었는데, 한때는 활발한 선교활동을 펼쳐 기독교 역사상 가장 광대한 지역, 즉 메소포타미아에서 중앙아시아, 인도, 중국에까지 교세를 떨쳤다. 10~14세기에는 동방교회 교인들이 전 세계 기독교인의 12~16%를 차지했다고 한다. 기독교 분파 가운데 최초로 중국에 진출한 동방교회는 7세기부터 당나라에서 ‘경교’라는 이름으로 크게 융성하였다. 경교는 당나라의 멸망과 함께 흔적이 지워졌으나 유목민들의 종교로 그 명맥을 유지하다가 13~14세기 몽골제국의 발전에 따라 중국과 이란을 잇는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특히 몽골제국의 황비들 대부분이 동방교회 신자였다.
동방교회는 기독교 역사상 최초로 사제 양성을 위한 신학교를 세워 그리스 고전을 발굴·연구하였으며, 칼리프 시대에 바그다드 대학의 책임자는 동방교회 교인이었다. 동방교회는 시리아어를 공용 의전어로 삼았는데, 자칫 사라질 수도 있었던 그리스 고전과 과학·의학 유산을 시리아어로 번역하였고 이를 다시 시리아어에서 아랍어로 번역함으로써 이슬람 문화 발전의 자양분을 제공하였다. 이후 에스파냐의 톨레도 대학을 통해 이 위대한 유산들이 라틴어로 번역되어 유럽에 소개됨에 따라 르네상스의 또 다른 토대가 되었다. 중세 가톨릭 신학의 근간을 이루었던 아우구스티누스와 아퀴나스의 신학체계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보존, 발전시켰던 동방교회의 덕분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면 참으로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동방교회의 약화
한때 서방교회와 자웅을 겨루던 동방교회는 그 발원지인 중동에서 7세기에 이슬람이 성립한 후 끊임없이 정치적·종교적 박해를 받아 교세가 크게 위축되었다. 최근까지도 이라크에서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앞세운 사담 후세인의 격심한 탄압에 시달렸을 뿐만 아니라 추방당하기도 하였다. 16세기 인도에서는 동방교회의 지교회支敎會인 도마교회가 대항해 시대에 선교를 목적으로 온 가톨릭 근본주의자들의 끈질긴 개종 압력을 받았다. 이런 근본주의자들은, 어느 종교에서나 또 어느 시대에나 종교적 분쟁, 살인과 정치적 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동방교회는 근본주의와는 거리가 먼 기독교였다. 이런 기독교의 분파를 기독교 역사에서 이단으로 취급하고 지워버린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동방교회는 20세기에도 교인들이 집단학살을 당하는 고통을 겪으면서 미국에 망명교회를 세우기도 하였다. 현재 이라크, 이란, 시리아 북동쪽, 서유럽과 미국 등에서 살아남기 위해 힘겨운 노력을 벌이고 있다.

이 책은 동방교회의 기원에서부터 현재까지의 궤적에 대한 역사를 정리하면서 고유의 교의 및 그리스도론, 독특하고 활력에 넘쳤던 영성에 대해서 말한다. 또한 다른 기독교 종파들과의 갈등 및 교류를 상세히 서술하고 있으며, 선교과정에서 마주쳤던 조로아스터교, 마니교, 이슬람, 불교, 힌두교, 도교 등과의 교감도 흥미롭게 기술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사진은 저자가 직접 찍은 것으로, 그 이후 파괴된 유적들도 다수 있어 사료로서의 가치도 높다.
오늘날 대부분의 교회사가들은 서방교회 편향으로 기독교 역사를 기술하고 있으며, 일반 역사가들도 여기에 영향을 받아 동방교회의 존재나 역사적 가치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역자는 현대에 와서 동방교회의 교세는 미약하고 그 존재감조차 희미하지만, 동방교회의 형성과 발전 과정은 교회사뿐 아니라 문화교류사 측면에서도 중요하므로 반드시 그 가치를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더불어 동방교회가 왜소화되는 과정은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교회사 연구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한국어판 서문/옮긴이 서문/옮긴이 해제

추천사
1장 서론
아시리아 동방교회 약사
종교적 영성
‘네스토리안’이라는 용어

2장 동방교회의 기원
유프라테스 강 양안 지역의 정치·종교 상황
안디옥의 바울과 초대교회
유프라테스 강을 건넌 기독교
인도 남부의 도마 기독교인들

3장 다양성에서 단일성으로: 교부들과 이단자들
삼위일체 개념과 그리스도 본성 문제
로마제국의 국교가 된 기독교
동방교회의 신학적 기초
네스토리우스와 에베소 공의회

4장 보편성을 상실한 기독교
칼케돈 공의회
비잔티움제국 내부의 신앙논쟁과 동방교회에 끼친 영향
시리아교회들을 하나로 묶은 『페시타』 성경

5장 셀레우키아·크테시폰 총대주교구
사산조페르시아 초기의 정치·종교 상황
사산조페르시아 때의 조로아스터교
한 세기 넘게(340~457) 지속된 순교와 처음 만들어진 교회계급제도
동방교회 조직
독립을 선언한 동방교회
복합단성론자와의 논쟁
450~650년 동방교회에 닥친 위기와 쇄신
시리아정교회의 대두

6장 동방교회의 신학과 영성
조로아스터교ㆍ마니교와의 싸움
성선설과 원죄
두 번째 아담인 예수 그리스도, 생명나무와 부활의 십자가
동방교회의 성례전
교회건축과 예배―공간과 시간 속의 상징들
수도원제도와 금욕주의
동방교회 신비주의의 귀감, 달리아타의 요한

7장 무슬림 치하의 기독교인들
페르시아 만과 아라비아의 기독교인들
관용과 억압 사이에 끼게 된 기독교인들
동방교회의 전성기: 총대주교 디모데 1세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고대 유산의 보존
동방교회와 이슬람
동방교회는 우상을 반대하는가?

8장 동방선교
중앙아시아 비단길을 따라간 동방교회
알로펜 주교가 경교를 중국에 전하다
불교·도교와의 대화

9장 몽골인들의 시대
샤머니즘과 종교혼합주의
기독교 부족들
몽골에 찾아온 가톨릭교회 수사들
몽골의 동방교회 교인 왕비들과 고위 관리들
십자가와 연꽃: 중국 동해안에서 발견된 기독교와 불교 상징물의 합성
몽골 일칸들 치하에서 맞은 이란 지역에서의 마지막 융성기
몽골 일한국과 유럽의 동맹 기회
라반 사우마와 라반 마르코스―아시아에서 온 동방교회의 ‘마르코 폴로들’
티무르가 저지른 파괴와 산악지대로의 피난

10장 인도 남부의 도마 기독교인들
말라바르 해안의 동방교회 공동체
가톨릭교회로 강제 개종당한 동방교회 교인들
도마 기독교인들의 봉기
인도 동방교회의 재건

11장 시련과 분열의 시대
칼데아교회의 성립
총대주교들과 대립 총대주교들
20세기까지 오스만제국의 정치 상황과 칼데아 가톨릭교회
가톨릭교회·러시아정교회·개혁교회의 선교사들
1915~1918년의 집단학살
짓밟힌 희망
동방교회의 붕괴 원인

12장 아시리아 동방교회의 르네상스
망명지에 다시 세운 교회
21세기의 아시리아인들: 전망
동방교회의 정체성
세계 기독교의 통일을 위한 대화
동방교회와 그 신학의 타당성

주/참고문헌/부록/자료 출처/찾아보기
크리스토프 바우머Christoph Baumer

스위스의 학자이며 탐험가. 취리히대학교에서 심리학, 철학, 미술사를 전공하였다. Society for the Exploration of EurAsia 창립회원이며 현재 회장이다. 또한 Royal Asiatic Society, Royal Geographical Society 및 Explorer’s Club(New York) 회원이다. 바우머는 1984년부터 중앙아시아, 중국, 티베트 등지를 탐험하면서 활발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1994년부터 2009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타클라마칸 국제탐험대를 이끌고 중앙아시아에서 유적과 유물을 발굴하였다. 1993년부터 세 차례나 중국 산시 성 우타이 산 일대를 찾아 중국 불교의 원류를 탐색하였으며, 1996년 티베트 남부에서 12세기 초 불교유적을 찾아냈다. 2000~2005년에는 터키 남동부, 몽골, 중국, 인도 남부 등지에서 동방교회의 흔적을 더듬었다. 주요 저서로는 The History of Central Asia, volumes Ⅰ-Ⅲ(2012, 2014, 2016), China’s Holy Mountain: An Illustrated Journey into the Heart of Buddhism(2011), Traces in the Desert: Journeys of Discovery across Central Asia(2008), Southern Silk Road: In the Footsteps of Sir Aurel Stein and Sven Hedin(2004), Tibet’s Ancient Religion(2002) 등이 있다.
안경덕

경기고등학교,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신문대학원을 수료하였다. 산업은행과 대우그룹에서 근무하였고, 경영 컨설턴트로도 일하였다. 은퇴 후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신학(선교학)을 공부하였으며, 몽골에서 고전을 번역·보급하는 출판사를 경영하였다. 현재 번역가와 저술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 『부득이』(공역, 2013), 『파사집』(공역, 근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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