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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썹 같은 봉우리, 아름다운 남산

푸른 눈썹 같은 봉우리, 아름다운 남산

지은이: 윤도준

분야: 어학·문학

발행일: 2022-09-15

ISBN: 978-89-337-0809-503800

페이지수: 224쪽

판형: 크라운판(180X220mm)

가격: 19,800원

남산,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 

 

‘남산’이라 하면 무슨 생각이 날까? 남산타워, 케이블카, 야외식물원, 중앙정보부, 외인아파트, 터널…. 이처럼 ‘남산’ 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많다. 그러나 모르는 것은 더 많다. 어느 순간부터 남산은 서울을 상징하는 ‘명소’가 되었다. 과거 서울 구경을 하러 온 시골 사람들이 꼭 들러야 할 곳으로 남산타워를 꼽았던 것처럼, 이제는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인정하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그러나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어떤 역사를 거쳐 지금의 남산이 되었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한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 그 이름 목멱산이어라

 

조선 시대에 ‘목멱산木覓山’이라고 불리던 남산은 그 경관이 아름다웠다. 조선 정조 때 글솜씨가 뛰어나기로 유명했던 문신 이덕무가 어명을 받고 다른 신하들과 함께 지은 한양의 성시전도시(城市全圖詩) 중 남산을 묘사한 구절만 봐도 그 당시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남쪽 산은 자각봉처럼 빼어난 곳이 없는데, 푸른 눈썹 같은 봉우리 높이 솟아 하늘도 지척이라네.”

 

푸른 눈썹 같은 봉우리라니, 얼마나 미려한 표현인가. 여기서 자각(紫閣)은 신선이나 은자가 사는 곳을 가리키는데, 한양의 남산이 빼족하거나 장중한 바위산이 아니라 유려하고 아름다운 토산임을 보여 주는 표현이다. 

이덕무와 마찬가지로 조선의 문신이면서 특히 그림이 뛰어났던 강세황 역시 남산에 대해 특별한 마음이 있었다. 남산 기슭의 남소동에서 태어난 그는 벼슬을 하던 중 스승 이익을 따라 경기도 안산으로 생활의 터전을 옮겼다. 그러나 고향을 그리는 마음은 어쩌지 못해서 <남산과 삼각산>이란 그림에 “교외에 산 지 이미 오래지만, 그럴수록 한양이 그리워서, 남산과 삼각산을 때때로 집 뒤 언덕에 올라 바라본다네”라고 한 수 써넣었다. 이처럼 조선의 수도 한양을 보호하던 내사산(內四山) 중 하나이자 봉수대를 설치하여 팔도에서 오는 소식을 접수하는 통신수비대였던 남산은 본연의 아름다움 때문에 여러 사람의 찬사를 받았다.

 

고요하던 남산의 평화가 깨지다 

 

그러나 1876년 강화도 조약을 계기로 조선이 문호개방을 하게 되면서 남산에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진다. 개항 후 한양에서 자신들의 거점을 넓히려 했던 일본은 거류민이 많이 살고 있는 진고개와 가깝고 터가 좋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술수를 부리면서 남산을 꾸준히, 그리고 집요하게 잠식해 갔다. 통감부, 총독부, 신사, 신궁 등 주요행정기관과 종교시설을 곳곳에 세웠고 합방 후에는 기존에 조선이 세웠던 시설물을 없애거나 용도변경하는 데 서슴지 않았다. 대한제국의 최초의 국립묘지였던 장충단을 한일합방이 되자마자 폐사하고 공원화한 다음 한일합방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의 이름을 딴 ‘박문사’라는 사찰을 세운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해방 후에도 남산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대한민국 정부는 일제가 남기고 간 시설을 전용했고,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불타버린 자리에는 여러 권력기관이 다시 들어섰다. 그 밖에도 전쟁 후 살 곳을 찾아 몰려드는 피난민에게 점유되고, 정권에 따라 권력의 상징물이 들어서거나 경제 개발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훼손되는 사태도 벌어지면서 남산은 점점 망가져 갔다. 다행히  50여 년 전에 시작된 산림녹화사업을 시작으로 ‘남산 제 모습 가꾸기’ 사업이 지속되었고, 그 결과 남산은 이제 서울에 가면 반드시 들러야 할 관광지이자 휴식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옛 남산의 역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남산의 현재 모습에 조금 아쉬워한다. 지금의 남산이 보기 좋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 근사한 모습은 마치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만인에게 차근차근 이야기하기보다는 아픈 역사를 덜 드러내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변화무쌍한 남산을 우직하게 좇다

 

이쯤 해서 우리는 의문을 품게 된다. 일본은 왜 하필 하고많은 한양의 산 중에서 남산을 노렸을까? 그리고 그렇게 해서 그들이 얻게 된 효과는 무엇이고, 이는 후일 대한민국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앞으로 우리는 남산을 보고 어떤 미래를 떠올릴 수 있을까?

《푸른 눈썹 같은 봉우리, 아름다운 남산》의 저자 동화약품 회장 윤도준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한다. 저자는 오랜 세월 공부한 역사학자도 아니고, 전문적으로 여행을 다니는 여행 작가도 아니다. 그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남산을 가까이하고 지냈고, 노년이 된 지금 하루하루 더 열심히 남산을 오를 따름이다. 다만 거의 매일같이 가는데도 남산이 새롭게 느껴진다는 그는 오랜 세월 숱한 시련과 변화를 겪었던 남산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로 과감하게 남산 탐방을 기획하고, 실제로 몇 년 동안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탐방을 중단한 이후에는 그동안 찾아보고 모아 두었던 자료에 더해 새롭게 알게 된 지식 등을 정리하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과거의 남산, 현재의 남산,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기대하는 남산의 모습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저자의 서술은 읽는 이들에게 남산이 어떤 곳이었는지를 알려 주고, 미래의 남산이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지를 상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늘도 남산을 보며 가슴에 뜻을 품는다

 

역사를 이야기하는 태도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차분하고 냉정하거나, 쉽게 흥분하고 뜨겁거나. 저자는 후자에 속한다. 때로는 남산의 역사를 설명하던 중 암울했던 부분을 이야기하다가 울분에 가득 차기도 하고, 관광지 개발에만 역점을 둔 탓에 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관리가 소홀하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하며, 현실적으로 바로 이뤄지기 어려운 남산의 보전계획안을 과감하게 제안하기도 한다. 동시에 사람은 자신이 자라온 곳의 역사, 즉 뿌리를 알지 못하면 제대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신조를 설파하면서, 아주 오래전부터 보고 살아온 남산이 잘 보존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산의 관리나 역사 알리기가 좀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희망을 논한다. 푸르른 남산이 결국 우리 모두의 마음 한구석에 조금이라도 뿌리를 내리고, 그 산을 마음에 품은 젊은이들이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기약하기를 바라면서.

서문 

들어가며 

 

0. 남산 역사 탐방의 시작

 

1. 조선 시대의 목멱산

신성한 그 이름, 목멱산이어라

북촌과 남촌 

한양을 지키는 아름다운 산

 

2. 대한제국 시대의 남산

남산 자락을 잠식한 일제 

저물어 가는 조선 왕조

 

3. 일제 강점기의 남산

남산 자락 곳곳에 자리 잡은 침략의 흔적

남산의 공원화: 파괴하고 파괴되는 것

도로, 남산에 들어서다

 

4. 광복 후의 남산

정권 따라 변하는 남산 풍경

떠오르다 사라진 이승만의 자리

 

5. 군사정권 시대의 남산

민심을 통합하는 법

남산에 부는 개발의 바람

조금씩 회복해 나가다

 

6. 오늘날의 남산

‘남산 제 모습 가꾸기’ 사업 

남산 도로 변천사 

또다시 사라지는 역사적 발자취와 아쉬움 

역사를 기억하는 법

모든 이에게 소중한 남산이 되는 날까지

 

나가며

도움 받은 자료

도판 일람

윤도준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및 대학원 의학과(의학박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부속병원 정신과 과장 역임.  

현재 동화약품 회장, 가송재단 이사장,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

 

남산을 좋아한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긴 세월 동안 남산 자락을 가까이했고 지난 10여 년간 매일같이 남산을 오르고 있다. 날마다 남산을 보다가 2017년부터는 사람들을 모아 남산 역사 탐방을 시작했다. 탐방을 통해 그간 미처 알지 못했던 깊은 역사가 남산에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차츰차츰 공부해 나가면서 얻은 자료와 지식을 혼자만 알기에는 아까워 책이라는 형태로 남기는 데까지 이르게 되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한테 남산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널리 알리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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