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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 에너지, 재료의 역사 ― 재료공학자가 들려주는 문명 이야기 ①

불, 에너지, 재료의 역사 ― 재료공학자가 들려주는 문명 이야기 ①

지은이: 이경우

분야: 자연과학·공학·건축·조경

발행일: 2022-08-30

ISBN: 978-89-337-0807-1 03500

페이지수: 240쪽

판형: 150X210

가격: 24,000원

온도, 인류의 역사를 바꾸다

 

“그 시대 사람들은 그 온도를 어떻게 만들 수 있었나요?

 

《불, 에너지, 재료의 역사―재료공학자가 들려주는 문명 이야기 ①》은 이렇게 묻는 것으로 시작한다.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인 저자 이경우가 오래전 진행했던 제련공학 수업 시간에 한 학생이 던진 질문 한마디는 문명의 발전과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는 불, 에너지, 그리고 재료의 역사를 다루는 본서의 본질을 대변한다. 

스위치 하나로 원하는 온도를 얻을 수 있는 현대인들은 ‘온도’를 만들고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과장이 아니라 인류 역사의 거의 모든 시간이 필요한 ‘온도’를 얻는 데 바쳐졌다. 이런 노력 끝에 얻은 온도의 범위 안에서 당대 사람들의 의식주뿐만이 아니라 사회와 문명 전반이 발전했다. 농사를 짓고 저장할 수 있는 농기구와 토기, 큰 나무를 자를 수 있는 도끼, 집의 외벽을 만들 수 있는 벽돌, 좀 더 효율적인 생활 도구, 외부에서 쳐들어오는 적을 물리칠 수 있는 칼과 대포 등, 전부 일정 이상의 ‘온도’가 있어야 만들어질 수 있었다. 

 

불, 문명의 포문을 열다

 

우리가 생각하는 태초의 에너지는 ‘불’일 것이다. 불은 인류의 삶에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 그리스 신화 중 티탄족의 영웅인 프로메테우스는 최고신 제우스의 명령을 어기고 그가 인간한테서 빼앗아 대장장이신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에 숨겨두었던 불을 돌려 주었다. 그 때문에 그가 제우스의 노여움을 사서 매일 독수리한테 간을 쪼이는 형벌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언뜻 들었을 땐 제우스의 잔혹한 처사와 프로메테우스가 겪은 끔찍한 고통에 주목하기 마련이지만, 사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불’이다. 프로메테우스가 훔친 불은 신에게서 몰래 빼돌려서라도 줄 만큼 인류에게 가치가 높은 에너지이며, 티탄이라는 신족(神族)한테서 받았다는 건 인류가 스스로 이것을 손에 넣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그에 상응하는 노력이 필요했다는 뜻이다. 벼락 맞은 나무에 자연적으로 발생한 야생의 불을 나무 막대기에 옮겨붙인 다음 원하는 장소로 이동하여 보존할 수 있는 안전한 화로 속의 불을 만들어 내기까지, 다시 말해 인류가 에너지를 임의로 제어하기까지 생각보다도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 불을 기반으로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을 윤택하게 할 다양한 재료와 에너지를 만들어냈다. 

 

 

재료, 인간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다

  

열이 에너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어디까지 온도를 올릴 수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일’이 수행되기까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기술이 있어야 비로소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다. 

지구상에 존재했던 무수한 물질들은 오랜 세월 동안 지구의 대기 변화나 지각활동에 따라 변화했다. 한참 후에 출현한 인류는 여러 물질 중에서 스스로 다룰 수 있는 재료를 찾아냈는데, 이에 선행되는 조건이 재료를 추출할 수 있는 적정온도를 보유하고 있는가였다. 주변에 있는 재료의 많고 적음보다도 그 재료를 추출할 수 있는 에너지의 수준이 관건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박물관에 가서 유물을 볼 때 유물이 출토된 지역이나 모양을 보고 시대구분을 하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 하필 왜 이 지역에서 이 재료를 쓴 유물이 그 시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는 과감하게 후자의 시점을 택한다. 이를테면 청동기 유물이 출토된 지역에 특별히 청동의 재료가 많아서가 아니라,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청동을 주조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낼  능력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어떤 재료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특정 ‘온도’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 문명의 발전 정도를 알리는 지표인데, 후대의 사람들은 그저 사용된 주재료를 가지고 시대구분을 한 것이다. 

 

에너지, 과거에도 현재에도 우리의 삶을 이끌어가다

 

우리는 한여름에 얼음을 넣은 차가운 아이스커피를 마신다. 출출하면 실리콘 냄비에 라면을 담아 전자레인지로 끓여 먹는다. 더우면 에어컨을 켜고, 추우면 스위치 하나로 난방을 한다. 일견 공통점이라곤 하나도 없어 보이는 이 상황의 저변에는 인류가 긴 세월에 걸쳐 발전시켜온 다양한 재료와 에너지가 존재한다. 심지어 현재는 당연하게 쓰지만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형태의 에너지와 재료가 곳곳에 넘쳐난다. 그리고 그 문명 발전의 구심점에는 인간이 처음으로 손에 넣은 에너지인 ‘불’이 있다. 즉 야생의 불이 에너지로 전환되기까지 인류 역사의 거의 모든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불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재료들이 만들어지고, 문명은 전환되고 발전되었으며, 역사가 바뀌었다. 그러니 스위치 하나로 원하는 온도를 얻을 수 있는 현대인들은 ‘온도’를 만들고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본서를 통해 인류가 만들어 낸 다양한 에너지와 이를 이용해 ‘가공한’ 무수한 재료의 발전사를 살피다 보면 독자들은 인류 문명 발전사를 한층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머리말 

프롤로그

 

1. 불 사용의 시작 

인류와 불의 만남 

불타는 나무 막대기와 노천불 

노천불에서 모닥불로 

모닥불을 둘러싼 삶 

모닥불 시대의 도구와 재료 

전략적인 불의 사용과 자연의 변화 

단위 

 

2. 화로에 담긴 불과 재료의 발전 

화로로 옮겨진 불 

불의 온도 

도자기와 불 

금속 사용과 불 

금속 만들기 

금, 은, 납, 수은 

구리, 주석, 그리고 청동기 시대 

철 그리고 철기 시대 

다마스쿠스 칼의 재현이 어려운 이유는? 

불의 온도와 재료 

석탄 사용과 ‘신’철기 시대 

불 전문가 

재료와 문명 발전 

 

3. 불에서 에너지로 

대포 

불과 에너지 

증기 기관과 내연 기관의 발명 

동서양의 역전 

 

4. 보이지 않는 불 ― 전기 

전기 현상을 기록한 사람들 

전기에 대한 이해와 피뢰침 그리고 전지 

전기와 금속 만들기 

전기와 일 그리고 불 

교류인가 직류인가? 전기를 둘러싼 치열한 전쟁 

구리의 귀환 

전기가 만드는 세상 

20세기 재료와 현대 문명 

합성 고분자 

실리콘과 반도체 

 

5. 새로운 에너지원의 출현 

전기의 등장에 따른 에너지 활용 방법의 변화 

전기를 만드는 에너지원 

에너지원의 변화와 현황 

막대한 에너지는 왜 필요한가? 

막대한 에너지 소비에 따라 생기는 문제들 

저탄소 에너지원이 확대될 때 일어나는 일 

에너지 정책 사례 검토―이탈리아

인류는 에너지 전환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6. 미래의 에너지원 

인류에게 남아 있는 에너지원은? 

재생에너지가 전기 생산의 주력이 될 수 있는가? 

미래에 사용될 새로운 에너지원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에너지 

 

참고문헌 

부록 

감사의 글 

찾아보기

이경우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에서 학사,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 일본 NEC 및 KIST의 연구원을 거쳐 1996년부터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금속의 제조 및 가공에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고, 서울대학교 철강연구센터 센터장 및 신소재공동연구소 소장, 대한금속·재료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POSCO 석좌교수이다. 또한 2019년부터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으로 원자력 발전이 안전을 확보하면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에 참여하고 있다.

공학교육학회 부회장,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수석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우리나라 공학 교육 전반의 개선에 노력하였으며, 전공 분야 연구 외에도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과 자유전공학부에 참여하면서 교양과 기초 교육 전반의 개선에 노력했다. 『과학기술 글쓰기』(공저)와 『공학문제해결 입문』(공저)과 같은 강의 교재 저술에 참여했으며, 한송엽공학교육상과 서울대학교 교육상 등을 수상하였다.

최근에는 인류 문명의 발전과 미래에 대한 이해와 전망에도 관심이 있으며, 그 일환으로 『문명 다시 보기』(공저)와 『문명의 오만과 문화의 울분』(공저) 등의 저술에 참여하였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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