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도서

전쟁과 인간 그리고 '평화' ―러일전쟁과 한국사회―

전쟁과 인간 그리고 '평화' ―러일전쟁과 한국사회―

지은이: 조재곤

분야: 역사·철학·종교

발행일: 2017-04-30

ISBN: 978-89-337-0731-9 93910

페이지수: 528쪽

판형: 신국판

가격: 38,000원

수상: 2017 제11회 임종국상 수상도서
2018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전쟁과 인간 그리고 ‘평화’』는 1904~1905년 한반도와 만주를 중심으로 전개된 러일전쟁이 근대 이행기 우리 사회 전반에 끼친 영향력을 살피는 데 목적을 두었다. 나아가 당시 대한제국과 이를 둘러싼 열강들의 정치·군사적 상황, 러시아와 일본의 수탈과 그에 대한 대한제국 인민들의 저항, 국내 여러 세력의 정세인식과 활동 등을 분석하고 그 시대사적 의미까지 유기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러일전쟁의 성격과 영향
러일전쟁은 한반도와 중국 동북 지역을 두고 러시아의 남진과 일본의 대륙 진출 과정에서 발생한 전쟁으로, 20세기 최초의 국제전이자 제국주의 침략전쟁이었다.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서양 열강들로부터 대한제국에 대한 독점적 지배권을 인정받으면서 정치·군사·경제적 지배를 강화하였고 결국 대한제국의 주권을 빼앗았다. 이후 일본은 본격적으로 군국주의국가의 길을 걷게 된다. 무엇보다도 대한제국은 러일전쟁 최대의 희생자라 할 수 있다. 러일전쟁의 주요 원인이 대한제국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청일전쟁에 이어 또다시 전쟁터로서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입었을 뿐 아니라 국권까지 잃었다.


러일전쟁 당시 한반도 북부 지역 상황
주인 없는 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전쟁 기간에 평안도, 함경도 등 전장 지역민들은 러일 양국 군대의 각종 동원과 수탈로 큰 고통을 당하였다. 특히 함경도는 두만강을 사이에 둔 러시아 연해주 및 중국 간도와의 접경지대로 초전부터 종전까지 크고 작은 전투가 진행된 지역이었다. 러시아·일본 양국 군대의 물자 수송, 전신주와 전선 가설, 도로 수축에 대규모 인력이 강제 동원되었고 경제적 수탈, 불법적 살해와 구금 등으로 도처에 유이민이 발생하였는데 그중 일부는 국경을 넘어 피난하였다. 빼앗고 빼앗기는 전투 과정에서 어제의 점령군이 사라지면 새로운 점령군이 마치 바뀐 소유주처럼 지역민을 옥죄는 상황이 함경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우리 땅에서 일어난 남의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러시아까지 전쟁포로로 끌려가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대해 대한제국 정부는 소극책으로 시종일관하여 인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다.


러일전쟁에 대한 사회·경제사적 접근
이 책은 크게 러일 간의 전투 상황, 전쟁 기간 러일의 각종 수탈로 인한 한국인들의 고난과 저항, 러일전쟁 전후 국내 여러 세력의 시대인식과 활동으로 구성된다. 저자는 외교사나 전쟁사적 접근방식에서 탈피하여 경제·사회생활사적 측면에서 러일전쟁을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도 러일전쟁 기간 병참기지와 전투지로서 역할을 한 평안도와 함경도의 상황을 분석하는 데 치중하여, 지역 사정과 그 지역민들에 대한 러일 양국군의 인적·물적 동원 및 수탈, 이에 대응하는 지역민들의 저항을 살펴보고 전쟁이 이 지역의 경제 및 지역민의 생활에 미친 영향을 설명한다. 또한 러일전쟁을 전후하여 일본이 진행한 경제적 침탈 내용을 조목조목 정리하였는데, 특히 삼림채벌권이 러시아에서 일본에게 이전되는 복잡한 과정을 비중 있게 다룬다. 러일전쟁을 전후하여 국가적 위기를 감지한 대한제국의 인민들은 자신의 계급적 처지와 현실적 입장에 따라 대응하는 양상이 제각기 달랐는데 저자는 이들의 논의와 활동을 정리하면서 결국 시대적 위기의식과 모순을 극복하려는 논리와 힘은 일반 민중에게서 찾을 수 있음을 강조한다.


러일전쟁 연구의 외연 확대
러일전쟁의 주체는 러시아와 일본이었지만 전쟁의 무대는 한반도와 만주 지역이었다. 이처럼 한반도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에도 러일전쟁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전쟁’ 그 자체에 한정하여 러시아와 일본의 전투과정을 서술하는 데 초점을 맞추거나 국제정치학 측면에서 열강을 중심으로 한 세력과 동맹관계 등에 대한 이해에 치중되어 왔다. 전쟁의 주된 전투지인 한반도와 만주는 단지 공간으로서의 의미만 있을 뿐 당시 지역 상황과 지역민의 삶은 관심 밖이었다. 무엇보다도 전쟁 과정에서 러시아와 일본이 지역민들에게 행한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한 폭력과 인적·물적 동원, 그리고 생존을 위한 한국인들의 저항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명되어 있지 않다. 결국 대한제국 측의 상황인식과 대응에 대한 연구는 도외시되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대한제국의 주체적 대응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항일의병에 관한 연구도 많이 있지만 이것만으로 러일전쟁에 대한 전반적 고찰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저자는 당대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면서 사실(史實)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지만 ‘우리’의 입장에서 러일전쟁에 대한 전반적 상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않고서는 한국 근대사를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나아가 이는 오늘날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둘러싼 국제관계를 이해하고 우리가 당면한 정치·외교적 문제들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데 시의적절한 주제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우리 학계에서 러일전쟁에 대한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이유는 러일전쟁이 러시아와 일본의 전쟁, 즉 ‘남의 전쟁’이라는 시각에 연유하기도 하지만 일차적인 연구가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당시 러시아 측 자료를 접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 책은 제정러시아대외정책문서보관소, 러시아연방국립문서보관소, 러시아군역사문서보관소, 러시아국립극동문서보관소, 러시아지리협회문서보관소 등에 보관된 제정러시아 시기 관련 자료를 적극 활용하였다. 이 자료들은 아직 학계에 소개되지 않은 내용이 대부분으로, 저자는 이를 일본 및 한국 자료와 교차분석하여 정리하였다. 이로써 그동안의 연구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동시에 러일전쟁 연구 전체의 외연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인식의 균형성을 제고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책을 내면서

 


제1부 대한제국을 둘러싼 러일의 대립과 전쟁
제1장 러일전쟁의 발발과 추이
1. 러일전쟁 연구의 동향과 시각
2. 러일의 군사적 대립과 전쟁 발발
3. 대한제국 정부의 동향
4. 문명개화론자의 동향
5. 전쟁의 추이와 파장


제2장 러일전쟁의 전개과정
1. 러시아군의 남하와 일본군의 북진
2. 러시아군과 일본군의 작전구상과 편제
3. 후반기 교전상황
4. 강화조약과 종전


제2부 전쟁과 동원
제1장 러일전쟁과 평안도의 사회경제상
1. 러시아군에 의한 인적·물적 피해상황
2. 일본군에 의한 인적·물적 피해상황
3. 군용수표 유통과 통화시스템의 왜곡
4. 지역경제와 ‘대동강 프로젝트’


제2장 러일전쟁과 함경도의 현실
1. 인적·물적 피해상황
2. 대내외 교역과 지역경제
3. 저항과 협력의 사례
4. 군정 시행과 진위대 폐설

 
제3장 러일전쟁과 한국인 포로
1. 전시 동원과 포로
2. 포로가 되는 경위
3. 현지 생활과 귀환과정
4. 전시 국제법에서 소외된 한국인 포로


제3부 러일전쟁의 경제적 배경과 결과
제1장 러일전쟁 시기 경제적 수탈
1. 철도부설권 독점과 해운권 장악
2. 「대한방침」과 「대한시설강령」 내용 실현
3. 황무지 개간안을 통한 토지 점탈 기도
4. 제일은행권 유통과 화폐정리사업


제2장 삼림채벌을 둘러싼 러일의 경쟁
1. 러시아 정부의 논의와 추진방안
2. 일본의 개입과 ‘대항이권’ 공작
3. 러일전쟁 이후의 상황 변화

제4부 가중되는 탄압과 저항
제1장 반일운동의 탄압 양상
1. 대한제국 정부 및 지방관의 의병진압
2. 경찰·순사의 의병 정찰, 진압, 체포 및 살해
3. 헌병보조원 활용
4. 밀정의 파견·제보·정탐 및 지역민의 밀고


제2장 일본의 국권 침탈 양상
1. 을사늑약과 민영환의 자결
2. 헤이그 특사와 파장
3. 광무황제 폐위
4. 일제의 한국주차군 배치와 군사력 감축
5. 군대해산

 
제3장 반일운동의 전개 양상
1. 민중과 반일의병
2. 서울 시민의 투쟁
3. 시위대·진위대의 항쟁
4. 해산군인의 독립군으로의 전환


제5부 인식론과 논의의 지점
제1장 허위의 개혁론과 시국인식
1. 활동과 인맥
2. 러일전쟁 전후의 개혁론과 인식변화
3. 러일전쟁 이후 상황과 시국인식
4. 면직·구금·강제귀향

 
제2장 삼국제휴론의 논의 기저
1. 삼국제휴론의 대두와 수용
2. 문명개화론자의 인식과 논리


제3장 동양평화론의 대두와 논리
1. ‘동양평화론’의 출현과 확장
2. 대한제국 관료와 황실
3. 일진회 계열과 친일인사
4. 민족주의 계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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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곤

국민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국민대학교 국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동국대학교를 거쳐 현재 서강대학교 연구교수로 있다. 개항 이후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시기의 한국근대 경제와 정치‧사회변화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 근대사회와 보부상』(혜안, 2001), 『보부상: 근대 격변기의 상인』(서울대학교출판부, 2003), 『그래서 나는 김옥균을 쏘았다』(푸른역사, 2005), 『해천추범: 1896년 민영환의 세계일주』(편역, 책과함께, 2007), 『민영환: 대한제국의 마지막 숨결』(역사공간, 2014) 등이 있고, 「청일전쟁의 새로운 이해: 한국 내에서 전개된상황을 중심으로」(2015), 「1894년 일본군의 조선왕궁(경복궁) 점령에 대한 재검토」(2016) 외에 다수의 논문이 있다.

 

세계사 속 근대한일관계

나가타 아키후미(長田彰文)

근대 일선관계의 연구(상)

다보하시 기요시(田保橋潔)

근대 일선관계의 연구(하)

다보하시 기요시(田保橋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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