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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베트남 전쟁
등록일 2007.12.26 조회수 2156    
 
 
후루타 모토오 지음|박홍영 옮김|신국판(152×224))|248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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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묻고 미래를 지향한다'

2007년은 한국과 베트남이 베트남 전쟁 이후 단절된 외교관계를 회복하고 수교를 맺은 지 15년이 되는 해이다. 그간 베트남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 등 베트남 전쟁에 직·간접으로 참여했던 국가들과도 관계를 정상화했다. 이러한 사실만 놓고 보자면, 베트남은 밸도 없는 나라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아무리 당장 눈앞의 이익이 중요하다지만, 30여 년간의 길고 고통스러웠던 전쟁에 대한 기억을 어떻게 그렇게 순식간에 지워버릴 수 있단 말인가! 더구나 이런 베트남의 행보가 베트남 정부만의 독자적인 행동이 아니라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 이루어졌다니,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베트남의 이 같은 태도는 2001년 11월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베트남 종결 이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미래를 바꿀 수는 있다”며 미래를 향한 건설적인 미국-베트남 관계를 구축하자고 연설한 데 대한 당시 베트남 최고 지도자 레 카 피에우의 발언을 통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는 “과거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며 베트남이 말하는 “과거를 묻는다”는 “과거를 잊는다”는 의미가 아니고, “과거를 직시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즉, 과거를 직시해 교훈을 되새겨서 올바른 책임은 지되, 과거 사실이 미래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게 한다는 것이다.
 
 
역사를 대하는 베트남의 성향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베트남이 이처럼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게 된 데에는 역사적 체험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베트남은 프랑스의 식민통치를 받기 이전에도 중국에게서 수많은 침략을 받아왔고, 그때마다 과감한 저항전쟁을 벌였다. 그러나 일단 중국군이 철수하면 베트남 역대왕조는 신속하게 중국황제에게 사자를 파견해 중국과 관계정상화를 꾀했다. 이것은 중국과 긴장상태를 유지하면 베트남의 국토발전에 전력을 다할 수 없었기 때문에, 군대만 철수한다면 그 경위에 집착하지 않고 빨리 선린관계를 맺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계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체험이 바로 과거 역사에 집착하지 않는 베트남의 성향을 형성하는 바탕이 되었다.
또한 현재 베트남이 남북분단을 극복하고 이뤄졌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베트남 국민들은 베트남 전쟁 당시 각자의 입장이 달랐는데, 과도하게 베트남 전쟁에 집착하면 오히려 분열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베트남 전쟁을 대하는 베트남 사람들 사이에는 “전쟁의 기억을 묻어두자”는 암묵적인 합의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의 베트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베트남의 과거를 알아야 한다.   
 
 
끊이지 않는 베트남 전쟁 논쟁

수교 이후 한국과 베트남은 경제 협력국으로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면에서도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이제는 양국 간의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과거를 이해하고 반성하여 더 깊은 신뢰를 쌓아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베트남 전쟁이 있다.
베트남 전쟁은 세계 양극구조의 대리전쟁 격이었기 때문에 그 안에는 이념의 대립, 국익을 위한 보이지 않는 갈등 등 다양한 요소들이 얽히고설켜 있다. 따라서 전쟁 당시뿐만 아니라, 전후에도 오랫동안 전쟁을 둘러싼 갖가지 논쟁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간 한국에서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큰 논쟁이 일지는 않았지만, 베트남 전쟁과 관련한 서적이 많이 출간되었다. 그렇지만 대부분 전쟁에 참여한 경험을 풀어놓거나 전쟁 역사를 정리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한국이 다른 나라의 상처를 딛고 경제를 일으켰다는, 일종의 죄의식 때문에 그 이상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역사 속의 베트남 전쟁』(원제 : 歷史としてのべトナム戰爭)이 번역되어 한국에서 출판되는 것은 베트남 전쟁을 되돌아보며 올바른 역사인식을 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역사 속의 베트남 전쟁』―본격적인 베트남 전쟁 연구서

이 책은 본격적인 베트남 전쟁 연구서로서 베트남 전쟁의 겉과 속을 낱낱이 파헤쳤다. 전쟁 진행과정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 전쟁을 둘러싸고 일어난 여러 가지 논점들에 초점을 맞춰 정리하고 분석했다.
지은이는 베트남 전쟁을 세계 역사 속의 중요한 사건으로 인식하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친 일방적인 시선이 아니라 객관성을 유지하며 균형감 있게 서술하려 노력했다. 이때 ‘객관적’이라는 것은 베트남 전쟁을 누구에게나 일률적인 하나의 사건으로 보고 그 틀 속에 억지로 역사를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입장과 당시의 상황을 고려해 역사를 사실대로 파악했다는 뜻이다. 이는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아도 알 수 있는데 베트남 전쟁을 베트남, 미국, 일본, 세계 속의 하나로 통틀어 엮으려 하지 않고, 각각 따로따로 서술하면서 각자의 입장에서 베트남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베트남 전쟁이 각자에게 그리고 세계 속에 남긴 교훈을 되새기고, 선과 악, 가해자와 피해자, 정의와 부정의를 구분하기 모호해지면서 세계 협력이 강조되고 있는 오늘날 과연 전쟁이라는 수단이 여전히 유효성을 갖는지에 대해서도 고찰했다.
지은이는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미국, 일본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 출판된 각종 자료들을 두루 참고했다. 이 참고자료 목록은 부록으로 실려 있는데, 각각의 내용과 특징에 대해 설명을 덧붙여 베트남 전쟁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베트남 전쟁과 한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한국 역사상 첫 해외파병이었으며, 그를 통해 한국은 경제발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늘 역사의 피해자였던 한국이 가해자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 책의 원서에는 한국과 관련한 내용이 빠져 있기에 독자들이 베트남 전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옮긴이의 논문 「한국군 베트남 파병의 재검토」를 수정하고 보완해 책의 말미에 실었다.
 
 
이 책의 주요내용
 
베트남 전쟁 약사_
본격적인 베트남 전쟁(미국과의 전쟁) 시기 이전 베트남의 상황부터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고 확대해나가는 과정, 전쟁 전개과정, 베트남 승리 이후 세계의 변화 양상 등을 살펴보았다.
 
베트남 그리고 베트남 전쟁_
 누구도 최신의 화력과 대규모 인력 투입을 앞세운 미국이 전쟁에서 패배하리라 예상하지 못했기에 베트남 전쟁 결과는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논쟁이 대상이 되어왔다. 저자는 베트남 내셔널리즘과 사회주의, 전쟁에 사용된 전술, 국제 관계 등을 차례로 분석하여 베트남이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알아보았다.
 
미국과 베트남 전쟁_  
저자는 미국이 베트남에 개입한 것을 ‘수렁에 빠졌다’라고 표현했다. 발을 빼내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더욱 깊이 빠져버리는 수렁 같은 베트남에 미국이 개입한 이유, 미국 본토에서의 전쟁에 대한 반응, 패배 원인, 베트남 전쟁 이후 미국사회의 변화 등을 살펴보았다.
 
세계와 베트남 전쟁_
베트남 전쟁은 단순히 한 국가 안에서 일어난 싸움이 아니라, 세계 전쟁의 축소전이었다. 그런 만큼 베트남 전쟁이 세계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큰데, 특히 이 시기 이후로 역설적이게도 공산주의 진영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점과 국제적 상호의존관계가 확대됨에 따라 점차 전쟁의 효용성이 사라지는, 즉 전쟁시대가 종언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점은 많은 논쟁거리를 제공했다. 저자는 이 같은 논쟁을 검토해나가며 세계 속에서 베트남 전쟁이 갖는 의미를 고찰했다.
 
한국과 베트남 전쟁_
옮긴이가 원서에 덧붙인 글로, 1993년 한국 정부가 공개한 외교사료를 바탕으로 베트남 파병 과정을 자세히 다루었고, 한국에게 베트남 파병이 남긴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았다.
 
 
지은이ㆍ옮긴이 소개
 
지은이_ 후루타 모토오古田元夫
1974년 도쿄대학 교양학부 교양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학술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3년에는 베트남국가대학 하노이캠퍼스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1995년에 도쿄대 교양학부 조교수와 교수로 재직했고, 1996년에는 도쿄대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 교수와 2001~2003년 도쿄대 총합문화연구과장과 교양학부장을 역임했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도쿄대 부총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べトナム人共産主義者の民族政策史』, 『べトナムの世界史-中華世界 から東南アジア世界へ』, 『ホー․チ․ミン―民族解放とドイモイ』, 『東南アジア․南アジア―地域自立への摸索と葛藤』, 『ベトナムの現在』 등이 있다.
 
옮긴이_ 박홍영朴洪英
1984년 경북대를 졸업하고 1988년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2000년에 도쿄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경북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Post-Doc.)을 거쳐, 2002년 8월부터 2006년 8월까지 국민대 일본학연구소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충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일본 ODA와 국제정치』, 『일본형 시스템 : 위기와 변화』(공저)가 있으며, 역서로 『해양국가 일본의 구상』(공역)이 있다. 논문으로는 「'일본형' 원조외교의 특징 및 변화상 고찰」(국제정치논총), 「일본 원조외교의 역할과 한계분석」(한국정치학회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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