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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친위군 연구
등록일 2007.02.28 조회수 2384    




송인주 지음|2006.12.30|신국판 양장|232쪽|18,000원

 

고려시대 금군, 비로소 실체를 드러내다 

고려시대 금군禁軍은 국왕의 가장 가까이에서 시위侍衛와 호종扈從을 수행하며, 때로는 국왕의 권위를 대내외에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담당한 군사조직이다. 그러나 이들이 고려 군제사에서 차지한 비중에 비해 그동안 이와 관련한 연구성과는 그리 많지 않았다. 게다가 기왕에 발표된 연구성과들은 대부분 비교적 군제가 잘 유지된 전기의 중앙군인 2군 6위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는 고려 군제사를 복원하는 데 대한 학자들의 노력이 부족한 탓이기도 하지만, 관련 사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금군에 대한 기록은 고려 군제사 연구의 핵심자료인 『고려사』병지에는 거의 누락되어 있고, 오히려 항목이 다른 여복지, 예지 등에 단편적으로만 존재한다. 이 밖에 『고려사』세가와 열전, 『고려사절요󰡕, 금석문, 각종 문집 등에 극히 산발적인 기사로만 서술되어 있어 그 모습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따름이다.
일반적으로 군사조직은 대외적으로는 외침에 대비하여 국가의 존립을 보장하고, 대내적으로는 핵심적인 권력 기구로서 지배체제를 유지하고 권력을 장악하는 데 실질적인 기반이 된다. 그러므로 각 왕조의 군사조직을 분석하는 작업은 국가지배체제는 물론이고, 사회구조의 성격을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저자는 고려시대 군제사, 나아가 고려사를 명확히 정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군의 실체를 밝혀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연구에 매진해왔다. 이 책은 1995년부터 발표해온 고려 군제에 관한 논문을 엮어 1997년에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했던 「고려시대 금군연구」를 부분적으로 수정하고, 본문에 인용한 원 사료를 알기 쉽게 풀어 쓴 것이다. 단, 이 책의 제목에서는‘금군’이라는 용어 대신에 일반인들에게 조금 더 익숙하고, 금군의 성격을 더 잘 드러내주는‘친위군親衛軍’을 사용했다.
이 연구를 위해 저자는 고려의 군사제도에 직·간접으로 큰 영향을 미친 역대 중국의 병지 가운데에서 금군에 관한 기록을 낱낱이 조사하는 한편, 중국 군제의 고려적 변용 사례라고 판단되는 자료들을 수집·정리했다. 그리고 이를 우리 측 문헌에 산발적으로 서술되어 있는 각종 관련 자료와 종횡으로 짜 맞추는 지난한 작업을 병행했다. 저자의 이러한 부단한 노력은 이 책으로 결실을 맺어 이제 금군의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나게 되었다. 이 연구는 앞으로 고려시대 군제사 연구를 한층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의 내용

제1장 「서론」에서는 고려의 중앙 군제를 2군 6위로 규정하면서 2군을 친위군으로 본 이기백의 업적이나 견룡牽龍·중금中禁·도지都知·백갑白甲 등 개별부대들의 활약상을 정리하고, 그것을 토대로 금군의 구성과 성격을 논증한 김당택의 연구 등 지금까지 선학들이 이루어 놓은 연구성과를 되짚어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고려사』병지를 비롯한 여타 자료에서 금군에 소속된 것으로 파악되는 구성부대들이 2군 6위체제 소속의 부대들과는 별개로 기록된 흔적이나, 태조 이후 공양왕대에 이르기까지 국왕 측근에서 시위를 담당한 부대가 따로 서술되어 있는 점 등에 주목하여, 중앙군인 2군 6위와는 다른 별도의 군사조직 즉 금군이 존재했음을 밝혔다.
제2장 「금군의 성립과 구성부대」에서는 국초 고려왕조의 전반적인 제도적 정비와 짝하여 다각도로 설립이 추진된 국왕 측근 군사력인 시위군의 존재 양상을 살펴보면서 금군의 성립 문제를 추적하였다. 또한 그 부대들이 어떻게 편재되었는지도 살펴보았다. 이 과정에서 비교적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중국 정사에 나타난 금군과 고려시대 금군을 비교함으로써 중국제도를 고려제도에 맞춰 변용한 실태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 살펴보았다.
제3장 「금군의 군관조직과 병졸집단의 구성」에서는 금군의 중핵적인 군사력으로 활약한 개별부대들, 즉 견룡군, 공학군, 중금군, 도지군, 백갑군 등의 군관조직과 일반 병졸집단의 구성에 대해 검토하였다. 이 과정에서 병졸집단이 대부분 효용과 풍채가 뛰어나거나 용력을 갖춘 자들 또는 정치적 성장을 도모한 권귀權貴의 자제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이들은 국왕의 직접 선발, 군공軍功, 일반 병력으로부터의 편입, 선군選軍 등 여러 가지 경로를 거쳐 충원되었음을 밝혔다. 이로써 결국 이들이 일정한 병역의무를 지고 있는 자들을 선발하거나, 군반씨족을 뽑아서 충원했던 2군 6위와는 구별되는 특수한 군사조직이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제4장 「금군에 대한 군령권의 집행과 운용」에서는 금군의 동원과 관련하여 군령권의 행방과 운용 방식에 대해 알아보았다. 여러 사료를 통해 금군이 최고 통수권자인 국왕의 군령권에 근거해 출동했음을 밝혀 금군의 실질적인 발병 주체가 국왕임을 입증했다. 또한 사료 속에 등장하는 군령권을 국왕으로부터 위임받아 그것을 집행한 기구인‘부府’의 실체가 추밀원이었음을 각종 사료를 검토하여 밝혀낸 후 군령 및 군정기구의 성격을 지닌 추밀원의 군사적 역할을 검토했다.
제5장 「금군의 기능과 위상」에서는 금군이 수행한 정치·군사적 기능과 고려의 군사조직 내에서 금군이 차지한 위상과 변화상을 알아보았다. 특히 금군이라는 명칭이 사료에 자주 나타나는 시기가 대부분 왕권의 위상 정립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 근거하여, 금군이 성립된 이후 정국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국왕과 정치세력들 사이의 반목과 대립 과정에서 금군 강화를 위해 어떠한 조치들이 취해졌는지를 살펴봄으로써 금군의 위상 변화를 추적했다.
마지막으로 제6장 「결론」에서는 앞서 살펴본 내용을 다시 한번 요약·정리했다.


책 속으로

금군은 국왕의 시위군에 대한 포괄적인 명칭으로 볼 수 있다. 즉 중앙군은 물론 지방군과 주현군 또한 외견상 병마권을 장악한 최고의 군사통수권자로서 보편적 위상을 지닌 국왕의 친군親軍이라는 대단히 넓은 범주 속에 모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군사조직이 맡은 고유한 임무와 성격을 토대로 동심원적인 시각에서 볼 때 금군은 이들 부대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군사조직, 즉‘친군 중의 친군’이라는 점에서 군사적 차별성을 찾을 수 있다.
―32쪽
견룡, 중금, 공학, 도지, 백갑, 순검군, 간수군, 위숙군, 검점군 등의 성격과 위상을 통해 우리는 이 가운데 체계상 중금군이 가장 중심을 형성한 부대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견룡군은 금군의 핵심적인 무력부대이고, 공학군은 병졸집단만으로 구성된 금군 내의 충원적 성격을 띤 부대로 주로 의전 관련 행사에 동원되었으며, 도지와 백갑은 의장군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며, 순검군·간수군·위숙군·검점군 등은 임무의 특성에 기인하여 설치된 부대로 판단된다. 물론 이들 부대 역시 국왕의 곁에서 경계와 경호라는 기본적인 임무를 수행하였을 것이다.
―88쪽

이처럼 금군의 군관지휘체계가 대개 하급군관조직으로 짜인 것은 국왕 측근의 군사력이라는 특수성 때문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상급군관직은 병마권 전반을 장악한 최고 군사지휘관이라는 본연의 기능 외에도 정치적인 의미에서 고위직, 유력자라는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이에 비해 하급군관직은 군사조직의 정상적인 운용이 보장될 경우에 일반 군인에 대한 실질적인 장악력을 행사한 직접적인 지휘자들로서 군사력의 실질적인 운용을 보장하는 존재들이었다.
―108~110쪽


지은이 소개

송인주宋寅州
계명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경북대학교 대학원 사학과를 졸업하였다(문학석사·박사). 현재 대구교육대학교 사회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논문으로는 「元壓制下 高麗王朝의 軍事組織과 그 性格」, 「高麗時代의 牽龍軍」, 「高麗時代의 禁軍」, 「초등사회과교육에 있어서 NIE 방법에 관한 연구」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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