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독자마당> 보도자료
전쟁과 동북아의 국제질서
등록일 2007.02.27 조회수 2240    



역사학회 엮음 | 2006.9.10 | 신국판 | 528쪽 | 30,000원
 
한반도, 한국사를 둘러싼 역사 속의 동북아 국제질서

이 책은 역사학회가 2003년부터 2004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던 공동연구의 성과를 묶은 결과물이다. 역사학회는 2003년 ‘전쟁과 국제질서’라는 주제로, 2004년에는 ‘공존 번영을 위한 동북아시아사의 반성적 성찰’이라는 주제로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여기에는 모두 13명의 연구자들이 참여했는데, 두 차례 모두 한반도, 한국사를 둘러싼 역사 속의 국제질서를 다루고 있는 데다 한반도를 둘러싼 각 시대의 동북아 국제질서가 대부분 전쟁이라는 격변을 매개로 변화되어갔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그 연구 결과인 13편의 개별 논문을 함께 묶었다.
이 연구의 공통 인식을 이룬 배경은 20세기 후반 이래 전 지구적 세계화의 추세 속에서 동북아시아 지역이 새로운 세계 중심부의 하나로 부상하면서도 국제정치적 긴장이 가장 첨예한 지역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현재 일본은 독도 영유권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고,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은 고구려·발해의 역사를 부정함은 물론 백두산까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하려는 야심을 드러내며 한반도를 둘러싼 커다란 위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사적 대변국에 처하여 공동연구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이제 한국사도 과거 일국사一國史 차원의 민족주의적 시각을 탈피해 세계사, 동아시아사와의 전체적 맥락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이러한 공감대 아래 연구자들은 동북아시아 역사상의 국제질서와 전쟁을 연구 주제로 삼아, 7세기 초 중국의 수·당제국 성립과 우리 삼국(고구려ㆍ백제ㆍ신라) 및 일본 고대국가까지 참전한 동북아시아의 대전쟁과 국제질서로부터 시작해 2차 세계대전 후 국제적 냉전체제와 미국·중국 등이 개입한 한국의 6·25전쟁까지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장구한 시간 동안 한국사 안팎에서 전개되었던 국제질서의 다양한 모습들을 이해하고, 엄혹한 국제질서의 현실과 그러한 환경에서 살아남아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해준 선조들의 고투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나아가 오늘날 동북아시아 지역의 공동 발전과 평화를 위해 필요한 한·중·일 삼국의 역사적 역할에 대한 반성적 인식까지 모색했다.
‘북핵 문제’, ‘독도 문제’, ‘동북공정’ 등으로 말미암아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고려하면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더욱 크다.
 

이 책의 내용

1부 전쟁과 전근대의 동북아 국제질서에서는 중국 중심의 이념적 중화주의가 주변부 국가들에서 다양하게 작용한 구체적 실태를 관찰하고, 한·중·일 삼국의 상호 충돌의 실례와 그 결과에 대해 살펴보았다.
1장 「7세기 동북아시아 국제질서의 변동과 전쟁」(임기환)은 7세기 삼국통일전쟁의 배경으로서 당시의 국제정세를 파악하기보다는, 국제질서 변동의 한 결과로서 삼국통일전쟁을 파악하려고 시도했다.
2장 「나·당전쟁과 나·일 관계」(노태돈)는 신라의 삼국통일전쟁 과정에서 고구려 멸망 직전 당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신라와 왜(일본) 사이의 국교 재개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정밀하게 논증했다.
3장 「11세기 후반∼12세기 전반 동북아시아 국제정세와 고려」(채웅석)는 일국 간의 관계가 아니라 각국 간의 다중적 관계로 국제질서를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민족사의 자주성·진취성이라는 관점이 과잉하면 국제정세나 외교정책을 둘러싼 정치세력의 분기에 대한 객관적 파악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4장 「14세기 후반 원·명 교체와 한반도」(이익주)는 한국사학계의 대외관계사 연구가 ‘우리’ 중심에 치우쳐 침략과 항전 등 상호 충돌의 사례를 강조함으로써, 과거 국가 간의 관계를 실제보다 적대적으로 인식할 위험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5장 「15·16세기 일본의 전국시대와 도요토미 정권―‘임진왜란’의 재검토」(박수철)는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일으킨 동기에 관해, 전국시대 재지영주층과 백성층의 대두에 따른 신분상승 욕구를 역사적 배경으로 히데요시의 공명설과 영토확장설을 결합하여 설명했다.
6장 「정묘·병자호란과 동아시아 질서」(한명기)는 16세기 후반∼17세기 전반 동북아시아 지역의 변동과 관련해 유럽 세력의 이 지역 해역 진출과 조총ㆍ대포의 전래, 중국의 남북 연해에서 전개된 은 무역에 주목했다. 또한 이 시기 청의 조선 침략인 정묘·병자호란의 배경과 그것이 조선·명·청·일본에 끼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2부 전쟁과 근현대의 동북아 국제질서에서는 19세기 중엽 서구 근대 문명의 제국주의 침략으로 동북아시아 국제질서에 대전환이 일어난 이래 6·25전쟁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의 국제질서 변동에 대해 살펴보았다.
1장 「19세기 서구적 세계체계와 동북아 질서 재편」(조병한)은 1860년 전후 중국과 일본의 개항이 마무리됨에 따라 양국의 개혁과 근대화 경쟁이 시작되었으며, 동북아시아의 전통적 조공질서가 근대적 조약체제를 통한 서구적 국제법 질서로 전환되었음을 지적했다.
2장 「일본의 동아시아 질서 재구축과 청일전쟁―청일조약 개정 외교를 중심으로」(최석완)는 19세기 후반 일본은 조약상 서구와의 대등관계를 확립하려 했던 데 반해, 동북아시아에서는 처음부터 조선은 물론 청과의 불평등 관계 창출이 목표였다는 점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3장 「러일전쟁과 동아시아 국제질서」(조명철)는 중국의 의화단운동 진압 이후 청·일본·러시아 사이에서 러일전쟁이 준비되는 배경과 과정을 세밀하게 검토했다.
4장 「1차 세계대전과 국제질서의 재편성」(정상수)은 러일전쟁 이후부터 1차 세계대전을 거쳐 워싱턴회의 체제에 이르는 기간 동안 동북아시아의 국제질서 변동에 대해 살펴보았다.
5장 「동아협동체에서 대동아공영권으로」(임성모)는 중일전쟁에서 태평양전쟁에 이르는 일본의 아시아 침략전쟁 확대 과정에서 침략전쟁의 이데올로기로 생산된 ‘동아신질서’와 그것이 동남아로 확대된 ‘대동아공영권’의 논리구조에 대해 살펴보았다.
6장 「6·25전쟁기 미·중관계」(정용욱)는 미·중 양국의 참전으로 국제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선전포고도 없었던 6·25전쟁 전후 미국과 공산 중국의 관계와 전쟁의 경과, 정전회담의 쟁점 등에 대해 다루었다.
7장 「동서냉전체제와 한국전쟁―한국 분단체제·동북아 질서의 재편을 중심으로」(정병준)는 2차 세계대전 종결 이후 미·소 점령정책으로부터 정부 수립에 이르는 과정에서 국제냉전의 영향과 한국 분단의 과정을 탐색했다.
 

책 속으로

7세기 들어 나타난 동북아시아의 국제정세는 크게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변동하고 있었다. 하나는 중국의 통일국가인 수·당과 고구려 사이에 이루어지는 동북아시아 세력권 장악을 둘러싼 전쟁이고, 다른 하나는 한반도 내에서 이루어지는 삼국 간의 전쟁이다. 이 두 가지 축은 서로 다른 구조를 가졌지만, 고구려가 양쪽의 공통된 당사자라는 점과 나아가 수·당대의 국제정세가 중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는 점에서, 점차 하나의 축으로 통합되어가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것은 당대唐代에 현실화되어 고구려-당 전쟁과 신라의 삼국통합전쟁이 결합되어 전개되었던 것이다.
(89∼90쪽)
결국 한국전쟁 이후 동북아시아는 미·소의 진영대결이라는 양극적 역학구도에서 다극적 대립구도로 변화했다. 특히 일본의 부흥·부활, 중국의 등장은 이후 동북아시아에서의 기본구도를 제공했으며, 미일동맹·한미동맹을 한 축으로 조중동맹·조소동맹을 또 다른 축으로 하는 대결구도가 본격화되었다.
(513쪽)
 

공동연구에 참여한 사람들(가나다순)

노태돈_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교수
박수철_ 전남대학교 사학과 교수
이익주_ 서울시립대학교 국사학과 교수
임기환_ 서울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임성모_ 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
정병준_ 목포대학교 역사문화학부 교수
정상수_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강사
정용욱_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교수
조명철_ 고려대학교 사학과 교수
조병한_ 서강대학교 사학과 교수
채웅석_ 가톨릭대학교 국사학과 교수
최석완_ 대진대학교 일본학과 교수
한명기_ 명지대학교 사학과 교수
 
    
 유방영상진단학
 자연재해와 유교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