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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전기 교종과 선종의 교섭사상사 연구
등록일 2007.02.26 조회수 1697    
 


김두진 지음 |2006.2.10|신국판 | 480쪽 |30,000원


고려전기 교종과 선종의 교섭사상사

선종은 경전의 교리를 중시하는 교종 불교와는 달리 참선으로 자신의 본성을 구명하여 깨달음을 터득하는 종파이다. 부처의 가르침을 경전보다는 마음으로 중생에게 전하는 것을 종지宗旨로 삼기 때문에 당대 불교계는 물론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작용하였다. 그래서 한국 불교사상사에서 커다란 변동기였던 나말려초의 선종사상사를 정립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나말려초의 선종사상은 중앙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던 초기 선종 선사들과 달리 진성왕 이후 변화하기 시작하여, 고려초기에는 지방호족과 연결되어 교종사상과 교섭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러한 교선교섭 사상경향은 신라하대까지 선종은 물론 교종사상의 논리 체계가 완비되면서 서로 다른 교리를 융섭하려는 데에서 나타났고, 한편으로는 고려 통일기에 호족연합책을 추진해가는 정치ㆍ사회 분위기와 연결하여 확산되었다. 이 책은 교종과 선종의 교섭사상을 고려초기의 정치ㆍ사회 상황과 연관하여 이해하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크게 보아 이 책은 왕건과 연결된 승려들의 불교사상과 이후 교선교섭 사상의 전개로 구분된다. 교종 입장에서 선종사상을 아우르거나 또는 선종 입장에서 교종사상을 아우르는 두 가지 경향의 교선교섭 사상은 고려시대에 그대로 전개되었다. 선종 입장에서 교종사상을 아우르는 것은 현휘와 사무외사, 법안종의 사상에서 나타났고, 고려후기 지눌의 수선사와 요세의 백련사 결사 사상으로 이어졌다. 교종 입장에서 선종사상을 아우르는 것은 탄문과 체관 그리고 의천의 사상에서 나타났다. 저자는 이러한 고려초기 교선교섭 사상사 정립을 위해 나말려초의 사회 변동은 물론, 선사들이 활동했던 당시 사회 상황에 대해서도 폭넓게 언급하였다. 또한 우리나라 불교사상의 흐름뿐 아니라 중국 선종사까지 다루어 고려전기 교선교섭 사상사의 전개를 해석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나아가 고려전기 교선교섭 사상을 당시의 불교사상 전반이나 그 후의 불교사상과의 관계를 구명하는 방향에서 해석하여 한국 불교사의 사상적 전통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저자는 30여 년에 걸쳐 나말려초 선종사 연구에 몰두하였는데, 고려전기 선종과 교종의 교섭사상을 따로 분석하여 모은 이 책의 출간으로 그동안의 연구성과의 절반이 정리되었다. 신라하대 선종사상사에 대한 연구는 다음 책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 책의 내용

서론에서는 나말려초 선종사상의 흐름과 고려전기 교선교섭 사상사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제1장 「왕건의 선대세력과 선종」은 화엄 또는 법화사상과의 융섭을 주장한 순지의 선종사상을 다루었다. 왕건의 선대세력과 연결된 순지의 사상 속에는 이미 교선교섭 사상경향이 나타나 있기 때문에, 그의 선종사상을 밝힘으로써 후삼국시대 이후 지방 대호족을 중심으로 수용된 선종사상의 성격을 규명할 수 있다.
제2장 「왕건의 불교정책과 그 사상경향」은 왕건의 불교정책을 고려 통일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왕건은 고려 통일을 이룩하기 전까지는 불교세력을 포섭하려 하였지만 통일 이후에는 그것을 통제하려 하였는데, 이것은 그의 호족연합책과 연결하여 파악해야 한다.
제3장 「선종 입장에서 교종사상의 융섭」은 먼저 수미산문을 개창하는 데 간여한 사무외사의 선종사상을 살펴보고, 성상융회사상을 융섭하려는 법안종사상을 광종대 불교사상 전반의 변화 과정을 통해 분석하였다.
제4장 「교종 입장에서 선종사상의 융합」은 체관이 저술한 『천태사교의』의 내용을 집중적으로 검토하여 그의 사상적 특성을 제시하고, 아울러 고려와 중국의 정치·사회 상황과 체관 사상과의 연관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고려초기의 법화사상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제5장 「의천의 교관겸수사상」은 화엄종 승려였던 의천이 천태종을 개창하는 과정을 그의 원돈사상을 살펴봄으로써 이해하였다. 나아가 의천의 천태교관과 송나라 때의 천태종, 고려 국내 선종산문과의 연결 문제도 짚어보았다.
결론에서는 본문에서 살펴본 내용들을 정리하고, 한국 불교사에서 선종이 차지하는 위치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책 속으로

신라하대의 선종은 지방호족세력과 연관하여 연구되었다. 그러나 진성왕 이전의 초기 선종 선사들은 대개 중앙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지방세력과 연결되었다. 그러다가 진성왕을 전후한 시기가 되면 이들은 점차 왕실과 결별하고 지방호족과 결합하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이것은 선종의 사상 면에서도 변화를 가져왔다. 선종은 처음에는 조사선사상을 추구하였다. 그래서 신라말에 이르기까지 선종과 교종은 각각 사상적인 발전을 거듭하면서 정치한 논리 체계를 구축하였다. 그러나 이후 고려시대 불교사상사의 전개는 선종과 교종의 교리를 절충하려는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자연히 나말려초의 선종사상사는 크게 신라하대에 이르기까지 조사선을 수립하는 문제와 고려시대 초기의 교선교섭 사상사의 정립 문제 두 가지로 나뉘었다.
(p.11)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하기 위해 취한 정책은 호족연합책이다. 그가 승려와 결합한 것도 이러한 정책상의 의도에서 행해졌으며 불교의 종파를 초월하여 교ㆍ선의 어느 승려와도 연결을 가졌다. 불교 승려에 대한 왕건의 이러한 태도는 고려 통일기의 불교사상이 그 내에 다른 종파의 사상을 융합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말하자면 고려 통일기 불교사상은 교ㆍ선이 융합하는 경향을 가졌고, 그것은 호족연합책과 연관된 시대적 소산이었다.
(p.130)

비록 법안종은 광종대말의 특수한 정치ㆍ사회 상황 속에서 등장하여 그 후 크게 빛을 보지 못하였고 독립된 종파로 성립하는 데에도 실패하였지만, 한국 불교사에서 선종의 입장을 중시하면서 화엄종은 물론 법상종 등 교종 내부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진보적인 사상 체계를 가졌다. 그것은 한국 불교사상의 흐름 속에서 연연히 이어져 새로운 불교사상운동이 일어날 때에는 그 사상 전통이 되새겨졌다.
(p.286)

 

지은이 소개_ 김두진金杜珍

경상남도 진주 출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사학과 석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국사교육과 조교수를 지냈으며, 현재는 국민대학교 문과대학 국사학과 교수로 있다. 저서로 『均如華嚴思想硏究』(일조각, 1983), 『義湘 그의 생애와 화엄사상』(민음사, 1995), 『韓國古代의 建國神話와 祭儀』(일조각, 1999), 『신라화엄사상사연구』(서울대학교출판부, 2002), 역서로 『原始宗敎論』(탐구당, 1976) 등이 있고, 그 밖에 불교사와 관련된 다수의 논문이 있다.

    
 해외한국학 평론(제4집)
 유방초음파진단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