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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한국학 평론(제4집)
등록일 2007.02.26 조회수 1446    
 

 


연세대학교 현대한국학연구소 편|2006.1.15|신국판|304쪽|12,000원

 

예송논쟁―국가정체성에 대한 조선후기 지식인들의 치열한 논쟁

조선후기의 역사를 생각할 때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당쟁’이다. 최근에는 그것을 일제의 식민주의사관에 뿌리를 둔 것으로 이해하여 당쟁을 단순히 ‘밥그릇 싸움’으로 비하하는 식의 해석은 줄어들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당쟁’은 조선사회 발전의 발목을 붙잡은 원인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예송논쟁’은 이런 당쟁사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사건은 표면상 적장자가 아닌 효종의 사후 복상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의 문제였지만 그 이면에는 남인과 서인의 치열한 당파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던 것이 그동안의 일반적인 관점이었다.
그러나 『Culture and the State in Late Choson Korea』에서 김자현은 이를 당쟁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동아시아의 중심(명나라)이 사라진 세계에서 조선의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는 문제를 두고 제기된 조선후기 지배층 간의 심각한 논쟁의 결과로 새롭게 해석하였다. 즉 그는 복상문제에서 제기된 논쟁을 주자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며 과거로부터 이어온 문명을 지키는 것으로 끝낼 것이냐, 아니면 상황에 따라 상대적인 입장을 취하며 조선이 새로운 동아시아의 중심으로 자처할 것이냐 라는 두 견해 간의 갈등으로 본 것이다.
이 책에는 김자현 외에도 조선후기 유학사에서의 정통과 이단문제를 경전 해석을 둘러싼 논쟁의 결과로 풀이한 M. 도이힐러나 서원을 통해 살펴본 조선후기 국가와 양반사대부들의 경쟁과 논쟁을 살펴본 최영호 등 그동안 흔히 다루어지지 않았던 조선후기의 문화사적인 문제들에 주목한 글들이 실려 있다.
정두희는 『해외한국학 평론』 제4집 실린 그의 논평문에서 이 책에 대해 최근 한국사회를 일원적으로 보는 국내학계에 대한 반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대두하고 있는 새로운 한국사학의 흐름에서 매우 중요한 업적으로 기억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였다.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면 전혀 다른 역사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학계 역시 역사를 불변의 것으로 보지 말고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저자들과 논평자의 이 같은 견해에 대해 토론자 한명기는 논평자가 이 책을 높이 평가하는 주된 이유인 ‘새로운 시각’을 그와 같은 시도가 이 책 이전에도 있었음을 들어 비평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시각’을 강조한 나머지 실제를 간과하거나 의도적으로 배제하지는(예를 들면, ‘예송논쟁’에서 각 당의 정치적인 입장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 있는지 등에 관한) 않았는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해외 명저를 한자리에 모아

『해외한국학 평론』은 연세대학교 현대한국학연구소에서 매월 1회 개최하는 콜로키엄에서 한국 근현대사 인식체계의 정립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 해외의 연구서들을 가지고 발표된 논평문과 토론문 가운데 일부를 엮어낸 것이다. 2000년 『해외한국학 평론』 1집 출간을 시작으로 2001ㆍ2002년에 2ㆍ3집을 발간하였고, 이번에 2002년 3월부터 2003년 9월까지의 토론문과 발표문을 정리한  『해외한국학 평론』 제4집이 출간되었다.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된 『해외한국학 평론』 제4집은 조선후기부터 제1공화국 직후까지 한국의 정치ㆍ외교ㆍ경제ㆍ군사ㆍ사회 분야를 망라한 해외학계의 연구 성과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논평의 대상이 된 책들은 국내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한국의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에서 나온 연구 성과들로, 한국인 학자들의 저서뿐만 아니라 A. 슈미드, C. K. 암스트롱, W. 스툭 등 외국 학자들의 저서까지를 다뤄 한국학에 대한 좀더 객관적이고 다양한 시각을 소개하고자 했다.
『해외한국학 평론』 단순히 해외의 명저들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에 관한 국내학자들의 논평과 토론을 실어 국내외 학자들 간의 의식 차이를 가늠해보는 장을 마련한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역사에 대한 일방적인 해석과 주입이 아닌 다양한 해석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이 책은 학자들의 방향 찾기를 모색하는 길잡이 역할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능동적으로 역사를 받아들일 필요성을 일깨우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

 

각 장의 내용

『조선후기의 문화와 국가』 - 정두희
조선후기의 사회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김자현ㆍM. 도이힐러 편, 『Culture and the State in Late Choson Korea』에 대한 정두희의 논평과 한명기의 토론.

『이단의 민중반란』 - 배항섭
갑오농민전쟁의 사상적 기반이 된 동학의 실체와 주체, 특징을 다룬 조경달의 『異端の民衆反亂 : 東學と甲午農民戰爭』을 배항섭은 농민전쟁에 대한 연구의 폭을 넓힌 보기 드문 역작으로 표현하고 폭넓은 자료의 활용, 서양이나 일본학계의 민중운동 연구 성과를 수용한 새로운 접근방법만으로도 뛰어난 가치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두 제국 사이의 한국』 - 반병률
한국학계에서 당연하게 여겨져 왔던 ‘민족’의 개념과 내용이 ‘의도적으로’ 한말 논객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 A. 슈미드의 『Korea Between Empires, 1895~1919』를 반병률은 저자가 한말 이전 시기의 민족문제와 관련한 역사가들이 지식인들의 논의를 실증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은 점, 자료 인용 시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만을 논의에 동원한 점 등을 들어 이 책을 비평했다.

『조선 토지조사사업사 연구』 - 조석곤
한국근대사에서 식민지기를 ‘수탈과 저항’의 시기로 보던 기존의 견해와는 달리 ‘수탈과 개발’로 평가하여 출간 당시 학계에 큰 논쟁을 불러 일으킨 미야지마 히로시의 『朝鮮土地調査事業史の硏究』에 대해 조석곤은 이 책이 지니는 시각의 문제, 제도와 생산관계의 문제, 식민지성의 문제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평하였다.

『식민지 한국의 농민저항과 사회변동』 - 이준식
식민지 조선의 농민저항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신기욱의 『Peasant Protest and Social Change in Colonial Korea』를 이준식은 저자가 사용한 양적 자료 통계방식이 농민운동을 연구하는 데 과연 효과적인 것인지, 일제강점기의 농민운동 주체가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과연 중농이었는지, 계급과 민족은 분리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함으로써 저자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북한혁명, 1945∼1950』 - 김연철
1945년 8월 해방 이후부터 1950년 6월 한국전쟁 발발 시기까지 북한 정권형성기의 정치적ㆍ사회적ㆍ문화적 변화를 다루고 있는 C. K. 암스트롱의 『The North Korean Revolution, 1945~1950』에 대해 김연철은 저자가 현대의 관점이 아닌 당대의 시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함으로써 북한 국가형성에 관한 연구의 새로운 균형을 이루었다고 평가했다.

『한국전쟁의 재조명 : 새로운 외교전략사』 - 온창일
『Rethink the Korean War: A New Diplomatic and Strategic History』에는 한국전쟁의 기원과 경과, 결과가 미친 영향 측면에서 관찰한 한국전쟁의 국제적인 성격과 면면이 상술되어 있다. 온창일은 이 책의 한국전쟁 연구에 대한 학문적 기여도에 대해서는 매우 높게 평가하면서도 스툭이 한국전쟁을 ‘제3차 세계대전 대신 치른 전쟁’이라고 규정한 점, 한국전쟁을 내전으로 규정하기 어렵다고 한 점 등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외교술의 달인 : 이승만과 한미동맹, 1953∼1960』 - 이철순
『Master of Manipulation: Syngman Rhee and the Seoul-Washington Alliance』에서 S. 김진우는 1950년대의 한미관계에서 이승만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이승만이 이끄는 한국이 국가적 생존이라는 일관된 목표 아래에서 확고한 대미전략을 수행할 수 있었기 때문에 미국의 취약성을 이용하고, 나아가 미국에게 영향력도 행사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논평자 이철순은 이 책에 대해 1950년대의 한미관계에 관한 저서 중 이승만 관련 최신 공개ㆍ비공개 자료를 최대한 활용한 점과 한미관계에서 미국의 정책 결정자들에게만 초점을 맞추던 이전의 연구와는 달리 이승만이라는 행위자에 주목한 면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이승만의 북진통일론의 목표에서 한 일면만을 자의대로 부각시키거나, 한미 간의 쌍방향 흐름에서 이승만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한 점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평했다.


『한국에서의 군사혁명의 정치』 - 김세중
1961년 군사혁명의 사회경제적 정치적 원인을 분석하고, 민군엘리트 간의 이해갈등을 둘러싼 민군관계를 논의한 김세진의 『the Politics of Military Revolution in Korea』에 대해 평론자 김세중은 한국현대사에서 5ㆍ16이 지니는 비중을 생각할 때 이 책이 큰 의미를 지닐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역할부분에 대한 취약성이나 국제환경적 요인과 5ㆍ16 발생과의 관계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보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노동자: 계급형성의 문화와 정치』 - 김왕배
한국의 노동운동과 투쟁을 통해 계급의식이 형성되는 과정을 다룬 구해근의 『Korean Workers: The Culture and Politics of Class Formation』에 대해 김왕배는 계급형성이 노동운동 같은 투쟁적 영역에서만 조명될 수 없음을 강조하면서 노동자들의 생활양식, 노동 과정, 일상성 등의 문제를 더 폭넓게 다룰 것을 제시했다. 또한 과거의 것뿐만이 아니라 향후의 노동운동과 계급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새롭게 조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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