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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으로 풀어본 현대 일본
등록일 2007.02.26 조회수 1972    
 
 

이시재ㆍ이종구ㆍ장화경 지음 |2005.9.1| 신국판 |360쪽 | 15,000원

 

전후부터 현재까지 현대 일본사회를 읽는다 
 
지금은 명실공히 한류(韓流)의 시대다. 이 열풍에서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문화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던 때를 지나 이제 동등한 위치에서 문화를 주고받고 있는 것이다. 자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은 정치적ㆍ사회적 자긍심과도 연결되어 일본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에는 일본을 특수한 존재로 규정하는 선입견이 남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일제 식민지배의 역사이다. 하지만 이제 한국사회가 일본을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증오하고 무시하는 배일론과 일본을 의지하고 모방하려는 극일론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일본을 외국으로 인식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하려는 정신적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일본사회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면 역사적 맥락과 함께 일본사회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성격을 파악해야 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현대 일본사회에 대한 입문서이다.

 

 이 책의 내용과 특징


일본은 패전 후 미군이 실시한 전후개혁을 거치면서 급격한 정치적ㆍ사회적ㆍ문화적 변동을 겪었고, 이제 또다시 탈냉전과 세계화를 거치며 급속하게 재구조화되고 있다. 이 책은 전후부터 현재까지 우리가 일본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제1장 전후개혁과 민주화’에서는 일본 현대의 시발점이 된 패전과 미군의 전후개혁을 통해 어떻게 일본사회가 변화되었는지를 살펴본다. ‘제2장 경제대국’에서는 경제산업구조의 현황과 문제점,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제3장 정치구조’에서는 사회의 가장 기본적 시스템인 정부구조, 선거제도, 정당, 지방자치를 살펴보고 보수우경화되고 있는 일본의 대외관계를 알아본다. ‘제4장 사회계층’에서는 사회계층 구조와 이동 실태를 분석하고, 이것과 사회변동의 관계에 대해 알아본다. ‘제5장 일본모델론’에서는 일본의 경제적 성공을 설명하는 이론을 검토한다. ‘제6장 가족’에서는 전후개혁과 민법 개정,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급속하게 변화한 가족의 양상과 이에 따른 변화를 살펴본다. ‘제7장 교육’에서는 전후 60년 동안 ‘경제대국 일본’을 만든 원동력인 교육제도의 특징과 문제점, 동향 등을 짚어본다. ‘제8장 젠더’에서는 대표적 소수집단 중 하나인 여성이 겪는 사회적 불평등과 특성, 사회적 활동 등을 다룬다. ‘제9장 소수집단’에서는 아이누, 부라쿠민, 재일한국ㆍ조선인 등 소수집단의 현황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제화와 다양성의 수용에 대해 알아본다. ‘제10장 생활구조와 지역사회’에서는 ‘생활학’의 정립과 일본 특유의 지역조직인 조나이카이와 마치즈쿠리 운동을 통해 일상생활을 사회학적으로 설명한다. ‘제11장 종교’에서는 불교와 신도가 어우러진 독특한 종교환경과 신흥종교, 국가와 종교의 관계 등을 살펴본다. ‘제12장 사회의식과 소비생활’에서는 일본사회를 관통하는 사회의식과 소비생활의 변화를 알아본다. ‘제13장 사회운동’에서는 노동운동, 60년 안보투쟁, 대학분쟁, 베헤렌, 반핵평화운동, NPO 등 전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사회운동의 흐름을 훑어본다. ‘제14장 환경’에서는 전 세계에 충격을 준 미나마타병 사건 이후 환경문제 해결에 노력하여 환경 선진국이 된 과정을 설명한다. ‘제15장 21세기의 사회환경과 전망’에서는 현재 일본사회의 쟁점들을 짚어보고 앞으로 일본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전망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입문서임을 고려하여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구성이다. 각 장마다 맨 앞에 키워드를 제시하여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개념을 알려주고, 본문 사이사이에 들어가 있는 ‘테마연구’에서는 좀더 깊이 있는 설명이 필요한 것들을 짚어본다. 맨 뒤에 실린 ‘용어 해설’에서는 각 장의 주요 개념들을 설명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최신 자료를 인용하여 현재 일본 사회의 각종 경향과 추세를 객관적으로 전달한다.

 

 책 속으로


‘역코스’에도 불구하고 미군정이 주도한 ‘전후개혁’은 전후 일본 사회를 전전과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 놓았다. 무엇보다도 민주주의라는 기준에서 보면 단절이 뚜렷하다. 노동개혁과 같은 제도적 차원에 초점을 맞출 경우에는 ‘전후개혁’이 전전과의 단절을 가져왔다는 역사적 의미가 뚜렷하게 부각된다. 패전에 의해 전전의 권력기구가 파괴될 때까지 일본 사회는 스스로 내부 합리화를 추진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 23쪽

일본 정부는 대미관계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미국 측의 요구를 수용하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미국은 일본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며 안보의 동반자이므로 일본은 미국의 입장을 존중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업계 단체 및 이들과 결탁한 정치가뿐만 아니라 관료의 기득권을 옹호하는 족의원(族議員)들은 ‘일본의 특수 사정’을 내세우면서 외국의 부당한 요구와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는 민족주의적 담론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 내부에서도 기존 규제 때문에 세력 확장을 저지당하고 있던 집단들은 오히려 시장개방 압력을 환영했다. 지역 상인들의 저항으로 영업망 확장에 지장을 받고 있던 국내 대형 유통업체와 외국 유통업체가 대형점포의 개설을 쉽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서로 협력한 사례도 있다. 농민과 도시의 자영 상공업자는 보수정당의 지지기반이므로 시장개방 문제는 결국 국내 정치와 밀접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었다. 관료집단 내부에서도 통상이나 외교를 다루는 부서는 개방에 적극적이지만 보호해야 할 사회집단이 있는 농수산성과 같은 부서는 개방에 방어적인 것처럼 추구하는 정책목표에 따라 입장이 분화되어 갔다. 이와 같이 일본의 대외 관계는 국내 정치상황의 변화와 밀접하게 연동하고 있다.
- 48쪽

1950년에 신국적법이 시행된 이래 1999년까지 귀화 허가를 받은 외국인 총수는 31만 7,615명인데, 그중 73.7%에 해당되는 23만 3,290명의 원국적이 한국 또는 조선이다. 귀화하여 일본 국적을 취득한 재일한국ㆍ조선인들은 귀화 후에도 계속되는 차별, 동포사회와의 감정적 대립, 아이덴티티의 혼란 및 상실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이들은 ‘성화(成和)클럽’이란 모임을 결성하여 자신들의 결속을 시도하고 있다.
- 188쪽

신교의 자유를 부여하면 일반 국민이 천황 숭배에서 멀어질 수가 있으므로 신도는 종교가 아니라고 천명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기독교도나 불교도에게 천황 숭배를 강요할 수 있게 되었다. 군인칙유(軍人勅諭), 교육칙어(敎育勅語)도 모두 천황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천황 숭배를 누구에게나 강요할 수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신사 참배를 강요할 때는 물론이고, 전후에 일본의 공직자들이 전범의 혼령이 모셔져 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할 때에도 ‘신도는 종교가 아니다’라는 논리를 원용하고 있다.
- 230쪽

전후 일본에서 반핵운동과 평화운동은 노동운동이나 주민운동과 같이 가시적인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면서도 장기적으로 전국적인 대중 동원에 성공해온 가치지향적인 사회운동의 흐름이다. 일본에서 ‘평화와 민주주의’는 전후개혁기에 등장한 침략전쟁을 반성하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키워드이자 신헌법의 기본 정신이었다. 평화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운동은 냉전 체제에 일본을 편입시켜 가는 보수정권에 대한 이의 제기 운동으로 바뀌었다. 평화운동은 미일안보동맹 체제, 베트남 전쟁에 대한 미국의 개입, 권위주의적 정권에 대한 인권탄압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반핵’은 일본이 핵무기 공격을 받은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이며, 이러한 비극의 재연을 방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사회운동의 기본개념이다. 반핵운동은 핵무기만이 아니라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수반되는 위험성 문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으며, 현재도 가장 큰 대중 동원력을 발휘하고 있다. 
- 284∼285쪽

 

 지은이 소개


이시재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교에서 사회운동론 전공으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장과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푸른 부천 만들기 21’ 추진협의회 의장, 한국환경사회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서울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주민생활과 지방자치』, 『일본의 도시사회』(공저), 논문으로 「환경운동의 세력화와 제도화」등이 있다.

이종구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교에서 산업사회학 전공으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산업사회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정보사회의 이해』(공저), 『세계화와 일본의 구조전환』(공저), 『일본은 회생하는가』(공저), 『세계의 노동자 경영참가』(공저), 옮긴 책으로 『왜 일본은 몰락하는가』(공역) 등이 있다.

장화경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도쿄대학교에서 가족사회학 전공으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공회대학교 일어일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변화하는 사회 다양한 가족』(공저), 『가족의 사회학적 이해』(공저), 『대중매체와 가족』(공저), 『일본 지역연구(하)』(공저), 옮긴 책으로 『일본과 세계의 만남』, 『현대 한국의 사상흐름』, 『회사인간사회의 성』(공역), 『인간을 넘어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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