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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史散稿
등록일 2007.02.26 조회수 1341    
 
 
이기백 지음|2005.3.30|신국판 양장|440쪽|23,000원
 

이기백 선생의 사론(史論)을 집대성한 유고집
 
‘민족’과 ‘진리’의 학자
고 이기백 선생은 한국사학계의 제1세대로서 일제의 식민사관을 극복하는 데 앞장섰으며 1967년 민족적 자주성을 강조하고 과거의 연구 성과를 충실히 반영한 『한국사신론』을 출간하여 한국학 연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선생은 역사학의 대중화에도 힘써 연구실 안에서 학자 혼자 하는 연구가 아닌 시민과 함께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 우리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는 길인가를 더불어 생각해보고자 1987년부터 반연간지 『한국사 시민강좌』를 펴내기 시작했다.
선생은 ‘교수’가 아닌 ‘학자’이기를 자처하며 “민족에 대한 사랑과 진리에 대한 믿음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그리하여 세상을 떠날 때까지 ‘민족’과 ‘진리’를 강조하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그 성과를 발표했다. 선생은 자신의 무능력함으로 세상의 유혹이 없어 오로지 학문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지만, ‘학자는 권력의 시녀가 되지 않고 진리 탐구를 위한 학문을 해야 한다’는 학문에 대한 굳은 의지를 선생이 남긴 글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고 이기백 선생 평생 연구의 결실― ‘이기백사학논집’
선생의 업적은 제1권 『민족과 역사』부터 제13권 『한국사산고』까지 ‘이기백사학논집’으로 정리되고 있다. 고 이기백 선생 1주기에 즈음하여 올해 5월 완간될 ‘이기백사학논집’은 별권(別卷) 『연사수록』을 포함해 모두 열다섯 권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국 고대사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 성과와 더불어, 원시사상, 동성불혼, 족보 등 전통문화에 대한 견해와 한국사학과 초ㆍ중등 역사교육 문제에 대한 저자의 생각(『한국전통문화론』), 『삼국유사』, 『고려사』 「병지」에 대한 해석(『한국고전연구』) 등 선생의 한국사학에 대한 깊은 이해와 그 성과물을 이 논집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번에 새로 출간한 13권 『한국사산고』는 40여 년간 선생이 신문과 잡지, 학회 등에서 발표한 글들을 모은 것이다. 일제 강점기 오산학교에서 우리말 강의를 고집하던 함석헌 선생과의 ‘마지막 수업’ 이야기 등 선생의 사관을 형성할 수 있게 해준 유년 시절의 일화들과 『한국사신론』이 나오기까지의 과정, 문학작품 속에서 선생이 얻은 생각들을 정리한 수필이 엮여 있다. 또 『역사학보』와 『신동아』 등에 실렸던 한국사학 관련 서평과 논문평, 지기지우를 먼저 보낸 섭섭함과 더불어 좋은 학자들을 먼저 떠나보낸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추도문이 실려 있다. 특히 제4편 「국사 이야기」는 『한국사신론』, 『우리 역사의 여러 모습』과 함께 3부작의 하나로 준비 중이었으나 선생이 세상을 떠나 완성하지 못한 원고의 일부로서 이 책에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이 책의 내용

제1편 「학문과 진리」는 그동안 저자가 언론과 회보 등에 발표한 수필 형식의 사론을 모은 것이다. 일제 치하에서 겪었던 창씨개명, 집총 훈련과 관련한 유년시절의 일화들과 민족적 자주성을 키워준 함석헌, 박은식 선생과의 만남을 그린 글에서 선생이 민족과 국가에 대한 사상을 정립하게 된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역사를 연구하면서 학자가 추구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 학문의 목적을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만날 수 있다.
제2편 「학문의 열매」는 선생이 그동안『역사학보』와 『신동아』 등에 발표한 서평과 논문평을 모아 엮은 것이다. 『일동기유』, 『일본인의 한국관』, Modern Korea 등 국내와 해외에서 출간된 저서에 대한 서평과 「조선조 사림정치의 권력구조」, 「광복 30년 국사학의 반성과 방향」 등에 대한 논문평으로, 학문적 평가와 더불어 대상 논저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부분을 꼼꼼히 지적해 냈다.
제3편 「학자의 삶」은 선생이 고인이 된 학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의 글과 환력기념 논총에 실린 하서(賀序) 등을 엮은 것이다. 같은 길을 걸어온 지인들을 떠나보내면서 애석해하는 마음과 참된 학자들을 잃은 학자로서의 아쉬움이 전해진다.
제4편 「국사 이야기」는 한국사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이 흥미 있게 읽을 수 있도록 우리나라 역사 이야기를 쉽고 간결하게 쓴 글이다. 선사시대부터 고려 시대 성립 이전 호족의 등장시기까지 실려 있다.
 
지은이 소개

이기백(李基白, 1924∼2004)
평북 정주 오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ㆍ서강대학교ㆍ한림대학교 사학과 교수를 거쳐 한림과학원 객원교수ㆍ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를 역임했으며, 1987년 창간된 반연간지 『한국사 시민강좌』의 책임 편집위원을 맡았다.
『국사신론』(태성사, 1961), 『한국사신론』(일조각, 1967), 『민족과 역사』(일조각, 1971)를 비롯한 많은 저서와 『한국현대사론』(그라즈단제브 저, 일조각, 1973) 등의 역서가 있으며, 그중 대표적인 저서와 논문들을 모아 『이기백한국사학논집』으로 펴내고 있다.
 
책 속으로

민족, 민족 한다고 해서 민족을 위하는 게 아니다. 진리를 지킴으로써 진실로 민족을 사랑하는 애국자가 되는 것이다. 또 그렇게 함으로써 민족의 저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진리를 지키는 것은 결코 안이한 일이 아니다. 진리는 피와 눈물로 지켜지는 것이다. 그 같은 민족의 전통, 민족의 저력을 오늘의 우리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 71쪽 (‘국난과 민족의 저력’ 중에서)
흔히 말하기를 진리가 어디 있느냐고 한다. 혹은 또 말하기를 진리는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민족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리를 무시해도 좋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사회를 지배하는 기본법칙을 무시하는 것은 곧 인간의 존립기반 자체를 무너뜨리는 일이 된다. 따라서 이는 곧 개인이나 민족을 파멸로 이끌어갈 것이다. 오늘의 우리 사회는 진리를 생명과 같이 사랑하고 존중하는 학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 87쪽 (‘학문적인 진리에 대한 깨우침’ 중에서)
독자 여러분께도 몇 가지 부탁을 드려 두어야 할 것 같다. 그것은 첫째로 우리나라의 역사를 내 자신의 일과 같이 알아보고자 하는 열의를 가져 달라는 것이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맛없는 음식이라도 달게 먹히는 법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역사를 간절하게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서투른 이야기라도 재미있게 읽혀질 것이다.
또 하나의 부탁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과거의 막연하게 들어온 나쁜 선입관을 버려 달라는 것이다. 대부분 일본 학자들에 의하여 조작된 나쁜 선입관들이 우리나라 역사의 올바른 모습을 흐리게 만들어 왔던 것이다. 이것이 우리 자신의 역사를 우리 스스로가 무시하고 경멸하는 고약한 풍조를 조장하였었다. 이 나쁜 풍조를 바로잡는 길은 깊은 애정이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나는 독자들에게 먼저 우리 민족에 대한 깊은 애착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하고 싶다.
 - 367쪽 (제4편 「국사 이야기」 ‘머리말’ 중에서)
 
 
 
    
 미국사 개설
 재당 신라인사회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