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문화부 우수학술도서
조선시대 중앙정부의 정치운영을 연구하면서 정치사의 외연 확장을 모색하던 중, '홍경래의 난' 자료들을 통해 처음 접한 평안도의 사회상에 놀라 그 역동성을 논문의 주제로 삼았다. 우리 역사가 조선시대의 낡은 틀을 깨면서 근대사회로 발전해 나갈 때 지방에서는 평안도가 그 선두에 섰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 지역민들은 士族 중심으로 짜여진 조선시대의 정치질서 속에서 심한 차별을 받았지만, 그 빌미가 되었던 사회적 개성이 오히려 앞서가는 발전의 동인과 힘으로 작용했던 것이다.여기서 밝혀진 역사적 상황과 오늘날의 사회상을 그대로 비교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 하지만 이질적인 지역사회의 통합이란 그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질서의 수립을 통해서만 이루어낼 수 있는 지극히 어려운 과정인 동시에, 한 시대의 그늘에 있었던 지역이 다음 시대의 건설에는 오히려 한 발 앞설 수 있다는 사실이 필자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다. 필자는 우리를 억누르고 있는 차별과 분단을 극복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 속에서 이 연구를 수행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서 획기적인 민족의 통합이 이루어져 그런 소망이 무색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