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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전공이 뭐길래!―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의 전공 분투기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
가격: 18,000원
쪽수: 264
발행년/월/일: 2017.06.20
크기: 신국판 변형
ISBN: 978-89-337-0733-3 03040
자유전공학부는 _______다
 
발간사
『전공 분투기』를 펴내며 / 한경구 교수
 
서문
고민과 열정은 청년의 몫 / 홍종호 교수
 
20년 후의 내가 쓰는 서문
질문 우선, 진로 다음, 전공 나중 / 신안재
분투하는 여러분들을 응원하며 / 차우형
 
1 전공 분투기
여긴 어디? 나는 누구?
기승전 전공툰
갑자기 주어진 자유가 무서워요 / 이가영
대세를 따라 전공을 선택해도 될까요? / 김진영
일단, 해 보겠습니다 / 조윤하
이상과 현실 사이, 이중적인 나 / 이은솔
전공선택학개론(?) / 이경훈
자전의 새내기를 위한 꿀팁 / 이기훈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기승전 전공툰
내 전공, 내 손으로 / 김상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공부는 / 남형욱
완벽한 계획을 위한 설계전공 / 신안재
고민하라, 그러면 찾을 것이다 / 손성호
와룡강을 나온 아티스트 / 윤지윤
착한 딸, 그만하려고요 / 김혜령
나는 바보가 되기로 했다 / 이승우
   
2 전공 분투기, 그 이후
더 깊은 탐구를 향해
기승전 전공툰
큰 바위 얼굴과 나의 전공 / 박승헌
수학–생물–철학, 마의 삼각지대 / 최지범
설계전공, 그 이후 / 손성호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 구본효
전문대학원 정복기 / 박예찬
How to 유학 / 김형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기승전 전공툰
CaPAcity를 파악하고 CPA가 되기까지 / 양태훈
행정고시 완벽 가이드 / 이정규
비워야 얻는다―금융감독원 취업 스토리 / 심홍민
나만의 이야기로 입사한 현대자동차 / 한로도
어느 창업자 자서전의 프롤로그 / 최필준
많이 방황하고, 택한 후에는 지속적으로 원하라 / 정재훈
스타트업을 코딩하다 / 전민영
   
3 부모 분통기
Q&A
기승전 전공툰
고교 인문계열 학생도 이과 전공을 할 수 있나요?
자유전공학부에 아이를 보내고 싶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정말 찾을 수 있나요?
학생설계전공, 해도 될까요?
자유전공학부에 ‘자유’가 없는 것 같아요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다면 시간 낭비 아닌가요?
자유전공학부에 보낸 걸 후회합니다
자전 입시에 관한 정보들, 어디까지가 진실인가요?
 
4 분투 갤러리
모든 별들은 음악소리를 낸다
기승전 전공툰
고뇌하는 정신이여, 우리에게 오렴 / 최지범
불확실성과 막연함을 열정과 기대로 바꾸기 / 홍영서
해질 무렵 도시 / 강건우
채소들의 반란 / 이수정
Beyond C : Beating on the Circuit / 조재형
스네이크큐브·시계·빛의 무게 / 신교명
간주곡 / 여민수
Sorry, not for me / 정은지
기행문紀行文 / 김동휘
 
부록
기승전 전공툰
자유전공학부 전공 및 진로 현황
샌애긔들아, 입학 후 뭐 하고 싶니?
   
편집 후기
전공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까?
우리는 원하는 대학,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 과정에서 요새 유망한 전공은 무엇이고 인기 있는 전공이 무엇인지 열심히 알아보게 되지요. 하지만 처음에 자신이 원했던 전공을 선택해서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성적에 맞추거나 부모님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서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꽤 많지요. 때문에 우리는 간혹 상상합니다. ‘내가 원래 원하던 전공을 했다면 이러진 않았을 텐데!’
하지만 과연 내가 원하는 전공을 택했더라면 진짜로 대학 생활이 매일같이 즐거웠을까요? 순탄하기 그지없는 장밋빛 미래가 펼쳐졌을까요?
 
선택의 자유에 뒤따르는 것들
<도대체 전공이 뭐길래!―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의 전공 분투기>(이하 <도대체 전공이 뭐길래!>)(일조각, 2017)의 저자는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입니다. 학생들은 학교에 입학할 때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입학하고 1년 동안 여러 과목을 들어 보며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선택합니다. 법조인의 꿈을 품은 학생이 경영대를 가겠다고 결심하기도 하고, 물리학과 같은 이과계열을 공부하는 학생이 미대 수업을 듣기도 합니다. 혹은 아예 전공을 새롭게 설계하기도 하고 수정도 하면서 서서히 진로를 정합니다.
언뜻 보면 즐겁고 새로운 교과 과정이지만 학생들이 마냥 탄탄대로를 걷는 건 아닙니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도 다른 대학 초년생들과 비슷하게 애써서 선택한 전공이 기대했던 것과는 달라 마음고생도 하고, 부모님과 본인이 원하는 진로가 달라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원하는 전공을 찾아낸 성취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기뻐하기도 합니다. 이 기쁨은 후에 진로를 정하고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까지 이어집니다. 이른바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자신만의 요령을 터득한 것입니다.
결국 원하는 대학에, 원하는 전공을 선택했다고 모두 원만한 대학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선택한 전공이었지만 졸업한 후에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해서 공부한 전공이 헛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 전공을 선택하기까지 경험한 진지한 고민들이 어느새 내공으로 쌓여 이후 진로를 탐색할 때에도, 그리고 선택한 진로에서 제 몫을 해내게 될 때에도 힘을 발휘했으니까요. 절대 시간낭비가 아닙니다.
 
실컷 고민한 뒤엔 자꾸 뒤돌아보지 마라, 그러면 길을 찾을 것이다  
<도대체 전공이 뭐길래!>는 학생들이 이뤄낸 결과만이 아니라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전공을 고를 때 선택의 폭이 보다 넓어졌을 경우, 그리고 그를 뒷받침해주는 시스템이 있을 경우 학생들은 얼마만큼 다채롭게 변하고 행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누구에게나 완벽한 전공도 완벽한 진로도 없습니다. 다만 내게 완벽한 전공을 어떻게 알 수 있냐는 물음에 굳이 답하자면, 앞으로 나아갈 자신의 길을 신중히 생각한 뒤 실제로 경험하는 편이 그나마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학생들은 얘기합니다. 결국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 무엇을 해야 행복해질지는 평생 고민하는 문제이고, 더 중요한 것은 이를 서두르지 않는 것이니까요. 헤매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지만, 뚝심 있게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이 바라던 미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책 속으로
 
전공은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가장 맞는 것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학 입학부터 전공 진입까지 고민해야 할 것은 전공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자신을 가렵게 하고,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잠자리에 못 들게 하는 그러한 질문을 찾아야 합니다. 자신이 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을 찾고, 그리고 그걸 하기 위해 어떤 전공을 해야 하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먼저 질문을 하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진로이며, 그 과정에서 필요한 전공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은, 그리고 진로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고, 전공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선택이 모여 진로가 만들어집니다. 
                                                      ─24~25쪽, 「질문 우선, 진로 다음, 전공 나중」

요약하면, 좋은 전공을 고르는 데 투자를 많이 하면 실수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이다. 그러나 이것이 아무 생각 없이 뭘 고르든 상관없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선택을 앞두고 하는 고민의 많은 부분은 사실 무엇이 왜 좋게 느껴지는지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그러한 과정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전공 중 장점만 있는, 또는 단점만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전공이 너무 많아 발을 동동 구른다거나, 단순히 타인의 시선이나 외부 정보에만 의존해 '~가 좋다더라'는 말들만 듣기보다 자기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선택한 전공의 가치와 의의에 대해 스스로 긍정하자는 것이 내가 느끼는 좋은 선택의 메커니즘이다.
                                                                             ─59쪽, 「전공선택학개론(?)」

그 사이사이에 크고 작은 선택들이 있기는 했지만 나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의 선택을 강물 속의 흐름으로 비유하고 싶다. 진로 결정의 큰 강에서 시작해 조금 더 작은 지류인 미술, 더 좁은 시냇물인 순수미술, 더 좁은 시냇물인 조소. 나는 그런 식으로 내 주변의 환경 속에서 내 진로를 선택해왔다. 내가 앞서 언급했듯이 흐름에 휩쓸리듯이 말이다. 그렇게 점점 좁아지던 나의 강이 대학에 입학하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한 바다가 되었다. 서울대학교는 종합대학이었고, 수많은 전공과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온갖 새로운 경험들을 할 수 있는 진정한 교육의 장이었다. 평생 미술만 해왔던 나에게 대학은 신세계였고, 별천지였다. 다양한 전공의 교양 수업을 듣고, 여러 동아리를 가입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밖으로 나와 세상을 본 듯한 기분이 그랬을 것이다. 나는 너무 좁은 세계에서만 살아 왔다.
                                                                     ─106쪽, 「와룡강을 나온 아티스트」

어떤 것을 택하든, 그것은 본인에 의한 것이면서 본인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건 '결과적으로 어떤 것을 택하는지'보다 '그것을 지속적으로 원할 수 있는지'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전공을 선택해도 결국에 정말 중요한 건, 전공에 대한 다른 누군가의 평가도, 장래성도 아닙니다. 유일하게 중요한 건 여러분이 얼마나 그것을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원할 수 있는지 입니다. 또한 본인들의 생각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고,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실무를 접해 봄으로써 잠재력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안락하게 보호해주던 알을 깨고 나오길 바랍니다.  
                                 -184~185쪽, 「많이 방황하고, 택한 후에는 지속적으로 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