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일조각의 책들 > 분야별 도서목록
천하의 바다에서 국가의 바다로
조세현 |
가격: 35,000원
쪽수: 512
발행년/월/일: 2016.02.19
크기: 신국판
ISBN: 978-89-337-0705-0(93910)
인사말
책머리에
서론  청대의 해금海禁과 해방海防
제1편  해양질서의 재편: 1840∼1894
제1장  통상조약에 나타난 해양 관련 조항과 해금의 해체
1. 통상조약에 나타난 해운 관련 조항
2. 통상조약에 나타난 해군 관련 조항
제2장  해양질서의 재편과 근대 해운업의 흥기
1. 해도의 발흥과 영국 해군의 진압
2. 외국 해운업의 진출
3. 중국 해운업의 출발
제3장  『만국공법』을 통해 본 해양법
1. 『만국공법』의 번역과 출판
2. 평시 해양 관련 기본법률
3. 전시 해양 관련 세부법률
제4장  양무운동 초기 동북아 해양분쟁과 만국공법
1. 만국공법의 수용과 전파
2. 만국공법과 동북아 해양분쟁 사례
제5장  수사에서 해군으로
1. 근대 해군의 출발
2. 해양 수사의 건설
3. 북양해군의 성립
제6장  청프전쟁과 청일전쟁에서의 해전
1. 청프해전에서의 국제법 분쟁
2. 청일해전에서의 국제법 분쟁
제2편  영해의 탄생: 1895∼1911
제7장  중외조약 체결을 통해 본 영해의 탄생
1. 내양과 내하에서의 위기
2. 조차조약을 통해 본 영해 관념의 형성
3. 내해에서 영해로
제8장  해양 관련 국제회의 참가와 국제조약 체결
1. 해양 관련 국제회의 참가와 「항해충돌방지장정」 체결
2. 두 차례 헤이그평화회의와 해전 관련 국제조약
제9장  해군의 중건과 해권海權 인식의 고양
1. 광서光緖 말기(1895∼1908) 해군의 회복
2. 선통宣統시기(1909∼1911) 해군의 중건
3. 해권론의 전파와 영향
제10장  어업・해계・도서 분쟁과 해양인식의 변화
1. 외국어륜의 진출과 어업교섭
2. 다쓰마루 사건과 마카오해계 문제
3. 동사도 분쟁과 섬의 주권
제3편  바다를 둘러싼 근대 한중관계
제11장  1880년대 북양수사와 조선
1. 북양수사의 성립과 조선 문제의 개입
2. 북양수사와 조선해방정책
3. 북양함대의 발전과 조선을 둘러싼 해양분쟁
제12장  19세기 후반 해운과 어업을 통해 본 조청朝淸 관계
1. 해금의 해제와 청국 선박의 진출
2. 황해를 둘러싼 한청 어업분쟁
결론  해양과 근대 중국
참고문헌
용어 찾아보기
인명 찾아보기
서명 찾아보기
조약 및 법률 찾아보기
2016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해양과 내륙 역사의 상호관계로 살펴본 근대 중국의 형성
해양사는 ‘해양과 내륙 역사의 상호관계’에 초점을 맞춘 역사학의 한 분야로 해방사海防史, 해군사海軍史, 해전사海戰史, 해권사海權史, 해관사海關史, 해운사海運史, 어업사漁業史 등 다양하게 나뉜다. 이러한 주제들을 연구하는 목적은 해양이라는 공간을 통해 인간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함이다. 지금까지, 한국・중국・일본의 해양사 연구는 자국사 연구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 외견상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자국 중심의 시각에서만 해양을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해양을 배경으로 동북아시아 각국이 대립과 갈등을 이루는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무조건적으로 자국만을 앞세우기보다는 개방적 해양인식에 바탕을 둔 해양인문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 책은 해양의 시각으로 근대 중국의 형성과정을 실증적으로 고찰하면서 해양과 국가 간의 길항 관계를 밝힌 연구서이다. 전통적인 ‘천하天下’의 바다가 근대적 ‘국가國家’의 바다로 바뀌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대청제국의 바다가 중화민국의 바다로
1840년부터 100여 년 동안 중국 연해지방에는 영국,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의 군함이 수없이 침범했고, 이로 인해 많은 해양분쟁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런 제국주의 침략시기를 겪으면서 중국인들의 전통적인 해양 경계의식은 크게 변화한다.
19세기 이전의 청조는 이른바 중국적 세계질서를 축으로 비교적 안정적 국제관계를 유지하였다. 특히 명・청대에 시행된 해금정책에 의하여 동북아 지역 간의 해양교류는 억제되었고 그 결과 해적의 활동 등 일부문제를 제외하고 해양분쟁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19세기 중반부터 서구열강의 동아시아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영국과 프랑스를 필두로 제국주의 세력이 동남아를 넘어 동북아로 물밀듯이 밀어닥쳤다. 이런 추세는 19세기 후반부터 서구열강이 동북아 지역에서 식민지 쟁탈을 벌이면서 더욱 격화되었다.
중국의 근대는 서양 열강이 해양을 통해 전통적인 해금海禁체제를 붕괴시키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근대적인 국가관이 들어오면서, 육지에서 그러했듯 바다에서도 해양의 경계와 영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나타났다. 전통시대의 바다는 사실상 무국적에 가까운 열린 공간이었다면 근대국가로 변화하면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바다의 영토화가 진행되었던 것이다.    
저자는 청말시기(아편전쟁부터 신해혁명까지)에 초점을 맞추어 해양과 국가의 관계를 중심으로 삼아 대청제국의 바다가 중화민국의 바다로 바뀌는 과정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조약, 국제법, 해운, 해군, 관련 용어의 중국어 표현 등의 다양한 키워드를 통해 여러 가지 해양 관련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단순히 서양열강에 대항하는 동아시아의 민족(국가)주의라는 관점에서 해양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해양을 중심으로 근대국가의 형성과정을 설명하면서 그 상호관계를 살피는 것이다.  
바다의 영토화가 던지는 질문
이 책은 크게 제1편, 제2편, 제3편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제1편 ‘해양질서의 재편’은 양무운동洋務運動 전후(아편전쟁부터 청일전쟁까지)의 해양과 국가에 대해 다룬다. 저자는 두 차례의 아편전쟁으로 중국과 열강이 맺은 통상조약에서 해양 관련 조항에 주목해 해운, 해관, 해군 등에 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미국인 선교사가 소개한 국제법 책인 『만국공법』에 나타난 평시와 전시의 해양 관련 국제법을 통해, 특히 청과 외국과의 해양분쟁에서 국제법이 어떻게 적용되었나를 분석하였다.
제2편 ‘영해의 탄생’은 청말신정淸末新政 전후(청일전쟁부터 신해혁명까지)의 해양과 국가에 대해 다루었다. 청말신정 전후란 중국이 서구적 근대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시기로 이른바 국제법시기를 상징한다. 저자는 주로 청일전쟁 직후 맺어진 조차조약에 주목하여 영해 관념의 형성과정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청말신정시기 영해 관념이 발흥하여 내해가 영해가 되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해방체제를 벗어나 근대적 해양질서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추적한다.
제3편 ‘바다를 둘러싼 근대 한중관계’는 19세기 후반 조선과 청의 관계를 해군, 해운, 어업의 관점에서 살펴본 글로 제1, 2편의 내용을 보완하는 성격을 지닌다. 저자는 1880년대가 조청관계에서 획기적인 시대라는 사실에 주목하여 북양수사北洋水師(북양함대)의 역할이 조청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여러 역사사건들을 통해 알아본다.
만인에게 열려 있던, 어쩌면 닫혀 있던 바다가 근대국가에 의해 영해라는 이름으로 영토화된 사실은 반드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해양수송로와 해양자원의 확보라는 이름으로 동아시아의 바다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현실이 바로 바다의 영토화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의 영해분쟁과 바다에 대한 이해는 21세기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측면을 지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