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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법을 지킨 양심, 김병로·최대교·김홍섭
법조삼성 평전 간행위원회 엮음 |
가격: 50,000원
쪽수: 528
발행년/월/일: 2015.04.30
크기: 신국판
ISBN: 978-89-337-0699-2 03990

발간사: 법을 세우기 위해 고뇌하고 몸부림쳤던 숨결과 발자취를 함께 느꼈으면
하서: 법조전기의 의의
이 책의 구성과 집필자들

제1부 법조삼성의 시대와 삶
Ⅰ 무엇을 지향하는 ‘평전’인가?
Ⅱ 법조삼성’ 연보와 해제

제2부 ‘법조삼성’ 평전
Ⅰ 사법부 독립의 초석, 가인 김병로
Ⅱ 검찰의 양심, 화강 최대교 검사
Ⅲ 고뇌의 인간, 바오로 김홍섭 판사

부록 
Ⅰ 한국의 근대사법제도의 전개과정: 갑오개혁부터 현재까지
Ⅱ 법조삼성 관련 자료

참고문헌

법치 한국의 초석, 법조삼성法曹三聖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 '검찰의 양심' 화강 최대교 전 서울고검장, 서울고법원장을 지낸 '사도법관' 바오로 김홍섭. '법조삼성'으로 일컬어지는 이들의 생애와 업적, 그리고 사상을 담은 평전이 출간되었다.
가인 김병로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를 무료로 변론했으며, 해방 후에는 반민족특별법에 반대한 이승만 대통령을 공개 비판했다. 이처럼 불의에 항거, 사법정신을 지켜 내 국민에게 가장 존경받는 법조인으로 꼽히고 있다.
화강 최대교는 서울지검장 시절 이승만 대통령과 법무부장관 등의 수사 압력에 굴하지 않고 수사를 계속하여 검찰의 양심을 지킨 법조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톨릭 신자였던 '사도법관' 김홍섭은 인간의 기본적 인권과 양심을 바탕으로 재판했으며 교도소 수감자들을 사랑으로 돌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빈하고 검소한 생활로 법조계와 신앙계의 모범이 되었다.
이번 평전 저술 작업에는 정긍식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임경택 전북대학교 인문대 교수, 역사학자 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대우교수, 도면회 대전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 등 역사, 인문 분야의 저명한 학자들이 참여했다. 집필진은 인문학적 요소를 가미하여 법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게 법조삼성의 활약상을 알 수 있도록 했다. 또 그동안 발간되었던 출판물에서 법조삼성에 대해 잘못 전해진 사실을 상당수 바로잡았는데, 특히 유가족들이 책에 담을 내용을 미리 검토해 세세한 부분까지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서술할 수 있었다.
법치주의와 사법 독립이 보장되지 않던 사회적 상황에서 법을 바로 세우고 양심을 지킨 법조삼성의 정신은 법조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귀감이 될 것이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이 평전의 시선과 지향점, 그리고 법조삼성이 살았던 시대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경택 전북대학교 교수는 이 평전의 전체적인 관점과 오늘날의 시점에서 음미하고 싶은 내용에 대해 정리하고, 세 사람이 살아 온 시대와 그들의 삶에 대해 문화사적으로 재조명하여, 그들의 삶을 보다 현장감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세 사람의 연보를 하나의 표로 묶어, 한국사의 흐름이라는 씨줄과 함께 그들의 삶을 날줄로 함께 엮었는데, 각각의 삶을 따로따로 살펴보는 동안에는 스쳐 지나갔을지 모르는 새로운 그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세 사람에 대한 평전은 제2부에 담겨 있다. 평전의 배열은 태어난 때를 기준으로 가인 김병로―화강 최대교―바오로 김홍섭의 순서로 구성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의 변호사로서, 미군정하의 사법행정가로서, 대한민국 건국 후 대법원장으로서, 그리고 5·16군사정변 이후 민정이양을 강조한 야당지도자”로 알려져 있는 가인 김병로에 대해서는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정긍식 교수가 집필했다. 필자는 철저하고 끈질기게 사료를 추적하여, 가인의 “철저한 시대정신과 역사의식을 현재의 우리가 삶의 지향점이자 정신의 지표”로 삼을 수 있도록 제시하고 있다.
“청렴하기 때문에 강직할 수 있다”는 말을 남겼고, ‘강화가 본관인 강직한 선비’라는 의미로 ‘화강華剛’이라는 호를 사용할 정도로 대쪽 같은 검사였지만, ‘식민지 조선’의 검사로 활동했던 까닭에 ‘친일인사명단’(2005년)에 포함된 적이 있는(2009년 조사대상에서 제외되었음) 최대교 검사에 대해서는, 역사학자인 백승종 교수가 집필했다. 필자의 화강에 대한 평가는, “일제의 구조적 차별에 분노하면서도 법질서 안에서 정의와 평등을 추구했”고, “강렬한 민족의식 같은 것은 없었”으나, “차별과 폭력에서 벗어난 정의의 세계를 지향했다”는 것이다.
바오로 김홍섭 판사에 대해서도 백승종 교수가 집필했다. 필자는 그의 청렴함과 돈독한 신앙심에 대해 언급하면서 ‘고뇌의 인간’으로 묘사하고 있다. 판사로서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혼란과 고통을 감수하면서 현실과의 조화를 이뤄 낸 ‘구도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신화화의 위험을 직시하고, 어디까지나 “순박하고 진실하며 친근한 선비 김홍섭을 만나게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써 내려갔다.
부록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법조인으로서의 세 사람의 삶을 추적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도면회 교수가 한국의 근대사법제도에 대해 분석하고 기술했다. 사법제도사를 전공한 필자는 한국근대사법제도의 출발점이 된 갑오개혁부터 현재까지의 제도에 대해 치밀하게 설명하고 있다. 일제 치하의 사법제도뿐 아니라, 해방 이후 미국의 사법제도가 도입되는 과정과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의 사법제도와 사법권 독립의 역사까지 분석하고 있다. 필자는 단순한 제도사적 설명을 넘어 ‘법조계’ 내부에서 일어난 변천들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 준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그들의 시선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본문에 싣지 못하였던 그들의 말과 글을 정리하여 실었다.

법조삼성 평전 간행위원회
박형남 / 전주지방법원장
도면회 / 대전대학교 교수(역사문화학)
백승종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대우교수(역사학)
신동운 /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
유길종 / 전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이창재 / 전 전주지방 검찰청 검사장
임경택 / 전북대학교 교수(문화인류학)
정긍식 /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
조성규 / 전북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
최종고 /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책 속에서
오늘날 바라보아 알게 된 결말들을 모두 미지였던 그 당시로 환원시켜 보자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기정사실이 되어 버린 그 과정들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어 그 안에 우리 자신을 놓아 보면 어떨까?  ― 32쪽 ―
                                                           
김병로는 성리학에서 출발하여 일본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식민지 시기에는 변호사로 활동을 했으며, 해방 후에는 대법원장으로 사법부의 기틀을 확립하고 입법가로 활동하였다. 삶의 끝자락에서는 정치인으로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였다. 그는 밖으로부터의 어떠한 압력에도 굴종하지 않고 지조를 지켜 나갔다. 그는 그가 필요한 곳에는 늘 있었으며 그럴 자리가 아니면 발을 붙이지 않았다. ‘난진이퇴難進易退’의 선비적 삶으로 일관하였다.   ― 147쪽 ―

최대교는 ‘법’을 통한 ‘정의’의 구현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았다. “법의 정신에 어긋나거나 부당한 것이라면 언제나 분연히 떨쳐 일어나 떳떳하게 밝혀야 하고, 그래도 소신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최대교의 평생을 지배한 소신이었다.  ― 299쪽 ―

그는 한 사람의 진정한 순례자가 아니었을까. 김홍섭은 일상의 지리멸렬함을 박차고 일어나 상생常生의 세계를 추구하였다. 즉, 영원한 법에 도달하기 위한 구도求道여행을 포기하는 일이 없었다.  ― 397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