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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농업세시
정승모 |
가격: 20,000원
쪽수: 272
발행년/월/일: 2012.01.25
크기: 신국판
ISBN: 978-89-337-0620-6 93380

머리말  

Ⅰ. 역법과 월령
  1. 세시와 역법의 인지체계
  1) 세시기와 역서 / 2) 시헌력의 등장과 그에 따라 변화 / 3) 24절기와 명절
  2. 월령의 기원과 기후월령
  1) 월령의 기원 / 2) 기후월령 / 3) 이규경의 기후월령에 관한 변증설   

Ⅱ. 농사와 세시
  1. 농가월령과 절기
  2. 농업세시의 시대별 차이
  1) 15세기 세시풍속의 특징 / 2) 16세기 세시풍속의 특징 / 3) 임진왜란 전후에 나타난 세시풍속의 특징 / 4) 인조반정과 병자호란을 전후한 시기의 세시풍속의 특징 / 5) 조선후기 세시풍속의 특징 
  3. 농업세시의 지역적 다양성
  1) 일제강점기 후반 농사와 관련한 세시놀이의 전국분포 / 2) 해방 이후 농사와 관련한 세시놀이의 전국분포   

Ⅲ. 세시와 의례
  1. 궁중 절서 
  2. 사전 의례 
  3. 천신 의례 
  4. 지방의 세시의례  
  1) 한성의 세시의례 / 2) 군현의 세시의례
Ⅳ. 세시와 민속
  1. 세시와 의식주
  1) 정월 / 2) 봄 / 3) 여름 / 4) 가을 / 5) 겨울
  2. 세시와 놀이
  1) 거북놀이 / 2) 줄다리기 / 3) 그 밖의 세시놀이
  3. 신앙과 세시의례 
  1) 도교적 세시의례 / 2) 불교 의례 / 3) 점풍, 제액, 주술, 금기
  4. 세시관련 속담과 설화
  1) 세시 속담 / 2) 손돌 설화의 전국적인 확산과 변형 / 3) 손돌목의 유래 

Ⅴ. 농업세시의 변화와 지속
  1. 변화와 지속의 모습들
  1) 세시의 중심이 된 머슴 / 2) 머슴 들이기 / 3) 음력 2월 초하루 머슴날 / 4) 음력 3, 4월 머슴날 / 5) 음력 5월 머슴날 / 6) 음력 6월 머슴날 / 7) 음력 7월 머슴날 / 8) 음력 8월 이후 머슴날
  2. 지역별 사례
  1) 충청북도 / 2) 충청남도  / 3) 경상북도 / 4) 경상남도  

부록
  1. 세시기 및 세시관련 자료 목록과 해제
  2. 3대 세시기의 서지사항
  3. 율곡 이이의 절서책 원문
  4. 허균의 궁중 절서  

참고문헌

2013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세시풍속은 직접 생산자인 민중의 주기적이고 반복적인 삶의 반영일 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시간적 개념과 관념을 함축하고 있는 역법체계의 표현이다. 세시풍속에는 음력의 월별, 24절기, 명절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에 따른 의식, 의례행사 및 놀이를 포괄한다. 이 책은 세시풍속, 특히 농업과 관련된 세시와 그 변화를 통해 그것이 담고 있는 시간과 공간의 축, 그리고 그 맥락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삶을 그려내는 데 목적이 있다. 좀 더 나아가 시간생활과 관련한 지배층의 사상과 변화, 농사력 주기와 그에 따른 피지배층의 생활 패턴을 파악하고자 한다.  

여전히 달력에 음력을 표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2년은 임진년壬辰年 용의 해이다. 또 음력으로 3월에 윤달[閏月]이 들어 3월이 두 달이다.
일 년이라는 단위는 모든 인류가 공유하는 시간 단위다. 그러나 음력과 계절은 그렇지 않다. 달의 빛과 인력引力에 의존하지 않는 도시라는 삶의 공간은 특히 음력에 무심하다. 세시歲時란 1세歲 4시時, 즉 일 년 사계절을 뜻하므로 계절을 전제한 개념이다. 이때 시는 15일을 단위로 하는 기氣가 6번 이루어진 시時를 말하며 날짜로는 90일이 된다. 90일을 달로 계산하면 3개월이고 이것을 네 번 거치면 일 년이 되는데,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365.2425일보다 약 11일이 모자란다. 그렇게 해서 생긴 윤달에 대해 현대인과는 달리 전통사회의 사람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달의 위상변화를 태양의 운행과 맞춘 태음태양력을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태음태양력체계에서는 태양의 운행을 기준으로 24기氣를 정함으로써 계절의 변화를 고려하였다. 
하루는 10간干 12지支로 일진日辰을 정하는데, 건양建陽 1년, 즉 1896년에 태양력을 채택한 이후에도 이 일진체계만은 실생활에 광범위하게 적용되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달력에 기재되어 왔다. 또 음력 역시 여전히 달력에 표시되고 있는데, 이는 농사를 짓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법인 음력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우리 민족의 다양한 삶의 모습이 이루어져 왔으며, 따라서 음력이 여전히 우리 생활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세시풍속은 왜 오늘날에도 중요한가
일 년이라는 세월은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 부모제사처럼 잊었다 싶을 때 찾아오는 것이 세시풍속이다. 그리고 아무리 옛것을 잊고 사는 세태지만 그때만큼은 과거의 풍속이 화제가 된다. 세시를 다룬 기록들이 아직도 중요한 것은 과거의 세시풍속들이 농경사회의 삶에 기초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산업사회인 오늘날에도 일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사라진 풍속도 많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서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게다가 이제는 전통을 되찾는 일을 미덕으로 여기게 되면서 그 핵심 콘텐츠의 하나이면서 그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세시에 대한 관심을 등한히 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우리 민족 고유의 세시풍속에 대해 알아보고 그러한 세시풍속이 어떠한 변화를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지, 그리고 지금은 사라지고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세시풍속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책의 구성과 내용
세시풍속을 모르고 우리 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3대 세시기 등 많은 고전을 교정하고 번역해 온 저자는 다양한 고전 자료를 집대성하고 정리하여 우리 민족의 세시풍속에 대한 내용을 백과사전식으로 엮었다.
제1부 ‘역법과 월령’에서는 세시와 역법의 인지체계와 월령의 기원과 기후월령을 다룬다. 세시기와 역서를 비롯한 다양한 고전 자료를 바탕으로 역법의 역사, 시헌력의 등장에 따른 변화, 24절기와 명절의 관계를 알아보고, 월령의 기원을 살피며 월령이 기후를 반영했음을 증명한다. 특히, 월령은 기후와 관련한 자연현상을 세밀하게 관찰한 것이므로 계절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여 농사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함을 이야기한다.
제2부 ‘농사와 세시’에서는 먼저 농가월령가를 통해 각 절기를 알아보고, 시대별로 농업세시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그리고 지역별로는 얼마나 다양한 농업세시가 있는가를 살펴본다. 농가월령가는 월령체로 농사일을 읊은 가사로, 농사일정은 시기와 지역에 따라 다르므로 그것이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의 이야기인지 모르면 자료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 여기에서는 정학유의 농가월령가를 소개하고 있다. 또 조선시대를 15세기, 16세기, 임진왜란 전후, 인조반정과 병자호란 전후, 후기로 시대를 나누어 각 시대별 세시풍속의 특징을 알아본다. 한편 농업세시의 지역적 다양성을 알아보기 위해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로 구분하여 일제강점기에는 한반도 전역의 농업세시를, 해방 이후에는 남한의 농업세시를 소개하여 지역과 시기에 따라 농업세시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를 살피고 있다.
제3부 ‘세시와 의례’에서는 궁중 절서, 사전 의례, 천신 의례, 지방의 세시의례를 통해 왕실과 국가, 관 단위에서 행해져 온 세시행사를 알아본다.
제4부 ‘세시와 민속’에서는 의식주, 놀이, 신앙, 세시관련 속담과 설화 등 다양한 부분에서 세시행사를 살펴봄으로써 민속에서 행해진 세시행사를 알아본다. 먼저 세시기와 지역 보고서를 바탕으로 세시별 의식주 관행을 살피고, 거북놀이와 줄다리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세시놀이가 각 지역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행해지고 있는가 알아본다. 또 도교와 불교를 비롯한 다양한 신앙과 관련한 세시행사를 통해 종교 역시 세시행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아본다. 이 밖에 세시와 관련한 다양한 속담과 설화를 소개하면서 세시행사가 우리의 생활 속에 자리 잡은 모습을 살펴본다.
제5부 ‘농업세시의 변화와 지속’에서는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될 때까지의 세시의 변화 모습을 ‘머슴’을 중심으로 알아본다. 머슴은 신분제 폐지 이후, 특히 일제강점기에 들어와 종전의 노비를 대신하게 된 경제적 계약관계의 남성 농업노동 일꾼을 통칭하는 말로, 일제강점기 이후 농가의 세시풍속 중에는 머슴과 관련된 것이 많다. 이러한 머슴과 관련된 다양한 세시행사를 통해 농업세시가 변화한 부분과 지속되고 있는 부분을 살핀다.
부록에서는 세시기 및 세시관련 자료, 율곡 이이의 절서책 원문, 허균의 궁중 절서 등 이 책을 구성하는 데 기본이 된 다양한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