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철학과 문학 분야의 탁월한 지성으로 손꼽히는 박이문이 젊은 시절, 현대문학의 대표적인 작품 15편을 철학적 관점에서 사유한 문학철학서이다. 카프카의 『변신』이나 도스토옙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처럼 잘 알려진 작품은 물론, 로런스의 『사랑하는 여인들』이나 실로네의 『빵과 포도주』처럼 다소 생소한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이 문학작품들이 담고 있는 철학적 의미와 작가의 가치관 등을 통해, ‘주체성’, ‘자아’, ‘실존’, ‘부조리’ 같은 현대철학의 기본 개념들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들려주고 있다.
어떤 문학도 그 자체가 바로 철학일 수는 없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문학작품을 읽을 때 철학적 의미, 특히 윤리적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실, 위대한 많은 문학작품들은 삶에 있어서의 철학적 문제를 탐구하고, 그에 대한 작가의 철학적 견해를 밝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톨스토이는 작품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통해 정신적 차원의 삶에 궁극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고, 사르트르는 작품 『구토』를 통해 인간 존재의 부조리를 절실하게 그려 보인다. 그렇다면 철학적 차원에서 보았을 때, 톨스토이의 윤리 기준이나 사르트르의 가치 판단에는 어떠한 논리적 사유가 깃들어 있는 것일까.
저자는 각각의 문학작품 속에서 가장 근본적인 철학적 문제라고 생각되는 문제들을 골라 그 문제에 대한 해결점을 철학적 차원에서 찾으려고 노력한다. 저자의 사유는 각각의 문학작품이 지닌 문학적 언어와 철학적 언어의 차이에서 출발해서 결국은 그 차이를 뛰어넘는 더 큰 차원의 ‘문학 속의 철학’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독자들은 저자가 그리는 철학적 의미망을 통해 톨스토이나 사르트르, 도스토옙스키, 카뮈와 같은 대문호가 추구했던 인생의 철학과 존재의 철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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